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정재룡(77)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이 장편 연애소설 ‘오로라와 춤을’(다산글방)을 출간했다. 필명 ‘정다경(鄭茶耕)’으로 늦깎이 소설가로 데뷔했다.
정 전 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통계청장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소설을 쓰는 데 3년 반이 걸렸다"면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노년에 이르러서도 영혼과 감성의 자유를 찾아 용기 있는 모험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여성을 향한 지고지순한 순애보이자 여성에 대한 찬가”라고 소개하고 “남녀간의 사랑문제는 대등하며 누구나 똑같은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스토리 저변에 담긴 의도를 밝혔다.
소설에서 저자는 청년 시절부터 노년까지 이어지는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통해 실버 세대의 위치와 애정전선을 가늠하고자 했다. 불륜이나 졸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남녀가 진정한 반쪽을 찾아 나서는 순수한 사랑을 다루었다.
나이가 지긋한 주인공 우민은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모친을 떠나보내는 옛 연인 민정과 재회한다. 일본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그녀와 우민은 대학 재학 때만나 여러 차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우민이 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민정은 수녀의 길을 걷다가 환속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등 우여곡절이 이어진다.
수십 년의 세월도, 각자에게 주어졌던 처지도 이들의 사랑을 막진 못했다. 상대의 얼굴마저 까먹었던 남녀는 옛 기억을 좇아 편지를 주고받으며 수년간 사랑을 축조해간다. 그러면서도 다시 이별의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결국 40년을 돌아 재결합을 앞두게 된다.
작가는 개연성 있는 이야기 전개를 통해 우직하게 주제를 밀어붙였다. 구시대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지만 파격적인 결말은 현대적이고 페미니즘적이기도 하다.

서울 출신인 정 전 사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1년 행정고시 10회에 합격해 공직의 길로 들어섰다.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장,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세무대학장, 상명대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재정경제부 대변인을 2차례 역임할 만큼 친화력이 좋다. 현재는 인터넷 경제신문인 금융소비자뉴스 회장을 맡고 있다.
이전 저서로는 '부실채권 정리', '부실채권 정리 제도의 국제 표준화' 등이 있다. 대만에서는 '불량채권지처리'(不良債權之處理)를 발간한 적도 있다.
이번 소설의 일본 출간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