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점사업' 공공분양,1∼7월 사업승인은 목표치의 5% 그쳐
"LH 혁신방안 신속수립하고 공공주택 사업관리 강화해야"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정부가 9·26 대책을 통한 주택 공급확대에 나선 가운데 올해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은 민간보다 공공부문에서 더 크게 감소했다.
통합공공임대주택 사업승인은 올들어 7월까지 저조한 실적을 보여 목표치의 11%, 공공분양주택은 5%대에 그쳤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을 신속하게 수립해 공공주택 사업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공공부문 주택건설 인허가는 9584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5% 감소했다.
민간부문 인허가는 24만6287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 줄었다. 공공부문 인허가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 주택착공은 올해 1∼9월 7276호로 지난해 동기보다 64.8% 줄었다. 같은 기간 민간부문 착공은 11만8586호로 56.5% 줄어, 착공역시 공공부문의 감소폭이 컸다.
국토부는 9월 한달 주택 인허가(공공+민간)가 4만3114호로 전월(5479호)보다 7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9월(2만2742)보다 31.7% 증가하는 등 증가 추세라고 강조한다.
사업승인이 보통 연말에 몰린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올해 공공주택 사업실적은 미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국토교통위원회 2024년도 예산안 분석보고서를 보면, 올해 1∼7월 통합공공임대주택 사업승인 물량은 2561호로 연간 목표물량(3만5171호)의 7.3%에 그쳤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기존의 영구·국민임대주택과 행복주택 입주자격이 각각 달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각 유형을 통합해 최대 30년간 살 수 있도록 한 공공주택이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처음 도입된 2021년 사업승인 물량이 4098호로, 계획물량(4000호)을 소폭 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승인물량은 계획물량(7만1155호)의 11.3%(8102호)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는 계획물량 자체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는데도 7월까지 사업승인 물량이 목표치의 11%에 그친 것이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의 저조한 사업승인 실적은 정부가 분양중심으로 공공주택 정책의 무게추를 옮긴 것과 무관치 않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공공임대주택 50만호, 공공분양주택 5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때(2018∼2022년) 공급목표치가 공공임대 63만2000호, 공공분양 14만4000호였던 것과 비교하면 공공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공사비 인상 등 여파로 공공분양 사업승인 역시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1∼7월 공공분양주택 승인물량은 2800호로 계획물량 5만3764호의 5.2%에 그친다.
2021년 공공분양주택 사업승인 물량은 2만3005호로 계획물량(2만7979호)의 82%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승인물량은 1만5160호로 계획물량(2만7076호)의 56%로 떨어졌다.
올해 실적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교통·교육영향평가 등 각종 행정절차와 관계기관 협의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3기 신도시 추진이 지연된 점이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주택 사업승인 물량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민간부문의 주택 공급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공공부문) 주택공급 역시 사업승인 지연으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토부는 신속하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혁신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사업관리를 강화해 승인실적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지원내용이 추후 인허가·착공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