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업무상 횡령·배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그룹 계열사 사무실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광골프연습장과 서울 중구 티시스 사무실 등 2곳에 수사관을 보내 태광CC의 골프연습장 공사비 대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공사내역 관련자료 등을 확보했다.
티시스는 부동산 관리 및 건설·레저사업 등을 담당하는 그룹 계열사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지난달 24일 태광그룹 미래경영협의회 사무실과 태광CC, 이 전 회장 자택을 한차례 압수수색한 데 이어 두번째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수십억원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태광CC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 등을 수사중이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이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했다. 계열사 임원의 겸직이 금지돼 있지만 이를 어기고 일부가 두개 회사에 적을 두도록 꾸며 이중급여를 받게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태광CC가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6000만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와 계열사 법인카드 8000여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태광그룹은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이 전 회장의 공백동안 벌어진 전임 경영진의 전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 전 회장에게 횡령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8월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지 약 2달 만에 다시 경찰 수사대상이 됐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 규모를 조작하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여원대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이후 건강 등을 이유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황제 보석'이란 비판을 받은 그는 논란 끝에 2018년 구속됐고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