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은 시작'…건설·부동산 부실지표 13년래 최악
'태영은 시작'…건설·부동산 부실지표 13년래 최악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4.01.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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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연체·부실비율 1년새 3배…은행권 부동산 연체율 13년만에 최고
한은 "부실자산 상·매각에 소극적이면 부실 커질 것" 경고
아파트 건설 현장
아파트 건설 현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계기로 건설 및 부동산 업종의 대출부실에 따른 금융불안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부진으로 두 업종의 연체율·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사실상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이후 10여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2금융권(비은행권)에서는 이들 부실지표가 1년사이 갑자기 약 3배로 뛰었다. 그만큼 보다 선제적인 부실정리 노력이 필요하다는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건설·부동산 대출 609조 '역대 최대'…2년새 22%↑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금융권(은행+비은행)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잔액은 60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1년 전 2022년 3분기(580조8000억원)보다 4.8%, 2년 전 2021년 3분기(497조6000억원)보다 22.3% 늘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을 따로 봐도, 두 업종의 대출잔액은 지난해 3분기(115조7000억원·492조8000억원)가 가장 많았다.

특히 2년사이 비은행권(저축은행·새마을금고 제외 상호금융조합·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 합산)의 부동산업 대출잔액이 155조원에서 193조6000억원으로 24.9% 급증했다.

◇2금융권 건설·부동산업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1년새 약 3배로

대출 증가세 뿐아니라, 연체율 등 부실지표 수준과 상승속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연체율은 각 5.51%, 3.99%에 이르렀다. 

2015년 관련통계 집계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2022년 3분기(1.77%·1.55%)와 비교해 불과 1년사이 각 3.1배, 2.6배나 뛰었다.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은 5.97%로 집계됐다. 1년 전(2.20%·2.52%)의 3.3배, 2.4배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이래 가장 높고, 건설업은 2013년 1분기(35.36%) 이후 10년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다는 은행권에서조차 건설·부동산업 연체율(0.58%·0.15%)은 2015년 3분기(3.65%), 2010년 3분기(2.63%) 이후 각 8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권의 두 업종 고정이하여신비율(0.92%·0.27%)도 2011년 1분기(10.23%), 2010년 3분기(6.35%)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통계로 미뤄 현재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관련대출 건전성 지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전후 수년간 급등한 시기이후 가장 나쁜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적극 위험관리해야"…2금융권 "할인율 등 따라 부실사업장 정리가능"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태영건설 사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에서도 위험관리가 잘못된 대표사례"라며 
"태영건설 사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각노력은 연체율 상승세를 제약하겠지만,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리스크(위험)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비슷한 시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도 "높은 금리수준이 지속될 경우, 비은행권의 취약부문 부실자산 관리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금리상승기에 앞서 대출규모가 늘어난 부동산 관련업종 연체율의 상승폭이 최근 확대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대책과 관련, "일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부동산 경기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부실자산 상·매각 등을 통한 관리에 소극적으로 임하면 부실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선제적 조치를 촉구했다.

2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건설업 경기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2017년 부동산 상승기 당시 2금융권에서 대출규모를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연체발생 가능성이 큰 차주가 유입됐고, 이때부터 발생한 연체가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권별로 감독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며 "캠코의 부동산PF 정상화 지원펀드의 경우, 금융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할인율 협상이 이뤄진다면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을 정리할 수 있다"고 업계 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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