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냉해 심했는데 예방시설 고작 2%…올해 예산편성도 안돼
사과냉해 심했는데 예방시설 고작 2%…올해 예산편성도 안돼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4.04.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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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1년 저온피해로 재해복구비 2311억원 투입
농가 50% 부담해야…저온피해 예방시설 설치 제자리
영주 아오리 사과 과수원
영주 아오리 사과 과수원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지난해 봄 사과와 배 개화시기에 심각한 저온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했으나, 이같은 저온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은 전국에 2%에 지나지 않는다.

2018년 이후 농작물 저온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나, 정부는 아직 관련예산을 별도 편성하지 않았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사과와 배 재배면적은 각각 3만3789㏊(헥타르·1만㎡)와 9607㏊로 합쳐서 4만3396㏊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저온피해 예방시설이 설치된 곳은 1.1%인 494㏊에 불과했다.

이후 올해 447㏊(515개 농가)에 대해 저온피해 예방시설(방상팬·미세살수장치)이 새롭게 설치되는 중이다.  이를 모두 합해도 저온피해 예방시설이 설치된 사과밭은 941㏊로 전체의 2.2%에 그친다.

방상팬
방상팬

지난해 저온피해와 탄저병 등으로 인해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으로 전년보다 30.3% 감소했다. 배 생산은 18만4000t으로 26.8% 줄었다. 

이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사과와 배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달 나란히 88%나 올랐다.

개화기 저온피해는 사과, 배 등의 생산에 큰 타격을 입힌다. 사과 등은 꽃이 피면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해 수정이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화기가 예년보다 빨랐는데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온피해가 컸고, 착과 수도 많이 줄었다.

최상목 부총리가 1일 대구 군위군 사과 생산농가를 방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가 1일 대구 군위군 사과 생산농가를 방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도 저온피해 등 재해 예방시설 설치지원 예산이 따로 반영되지는 않았다.

올해도 사과 개화기는 지난해보다 늦지만, 평년보다 며칠 이를 것으로 전망돼 저온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해 예방시설은 별도 예산이 없고 시설 현대화 예산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 농가가 신청하면 설치비의 50%를 지원하는데 농가도 나머지 50%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저온피해시설 예산으로는 11억6000만원이 지원됐다. 농식품부는 2018∼2021년 3년 연속 농작물(10만8608㏊) 저온피해가 발생해 재해복구비 2311억원을 보조한 적도 있지만, 그 이후로도 저온피해 예방시설 보급률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치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농가 자부담이 있기 때문에 보급률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세살수
미세살수

방상팬(농작물 언 피해를 방지하는 송풍기)과 미세살수장치(농작물 언 피해를 막는 지하수 물뿌림 장치) 설치비용은 각각 ㏊(축구장 1.4개 크기)당 2000만∼2500만원과 800만원이다. 이에 따라 농가가 미세살수장치를 설치하면 ㏊당 400만원을 직접 부담해야 하며, 방상팬을 설치할 경우는 100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농식품부는 사과·배 등 과일가격 급등이 이슈로 떠오르자 지난 2일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대책(2024∼2030년)을 발표하고, 생산을 안정시키기 위해 재해예방시설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으며, 단기 목표치도 공개하지 않았다.

농식품부의 다른 관계자는 저온피해를 포함한 재해 예방시설 보급을 확대하려면 정부 지원비율을 상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검토해서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예컨대 정부 지원이 70%로 높아지면 미세살수장치 설치 농가부담은 120만원 정도로 내려간다. 방상팬도 농가가 600만원 이상 내면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해예방시설 설치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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