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유가가 더 올라 물가가 전망경로(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0회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 결정에 국제유가가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세와 관련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위에서 오랜 기간 머물러있으면 전망을 수정해야할 수도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커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금리 인하의 깜빡이를 켰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깜빡이를 켰다는 것은차선을 바꾸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깜빡이를 켤까 말까 자료를 보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와 관련해서는 "6월 인하 기대보다는 미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미국의 통화정책보다는 국내 요인을 보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은 지난 금통위와 같았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3.5%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고, 다른 1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면서 "지난 2월 금통위 회의 때와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5명은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지속할 필요성을 말씀했고, 나머지 1명은 공급 측 요인의 불확실성에도 기조적으로 물가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 같고, 내수 부진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