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55층 2개 동으로 지으려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GBC 건립 설계변경안과 관련해 추가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105층 건립을 원하지만, 현대차그룹이 55층으로 변경하는 것을 희망할 경우 배치가 적절한지 등에 관련해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그런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105층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시가 현대차그룹의 설계변경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105층을 55층으로 바꿔야 할 적절한 이유가 없다면 기존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55층 변경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는 이같은 입장을 현대차그룹에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GBC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05층, 연면적 91만3956㎡로 업무시설, 숙박시설(관광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 집회장, 전시장),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시설이다.
애초 계획했던 건물 높이는 569m로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더 높은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건립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초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 시설용 저층 건물 등 총 5개 동으로 이뤄진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5층 건물 2개 동으로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설계 변경은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원안 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2026년 완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건물높이가 50층을 넘기면 건축비가 2배 이상 투입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원래 계획대로 105층으로 건립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한데, 서울시가 설계 변경에 제동을 걸면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2020년 당시 추산된 GBC 건축비는 3조7000억원 규모로, 그동안 물가인상분을 감안하면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서 시는 GBC 신축 허가조건으로 현대차그룹과 총 1조7491억원 규모의 공공기여 이행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BC 건립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9개 사업을 현대차그룹이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물가인상분도 부담하기로 합의돼 있어, 전체 공공기여 규모는 2조1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