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홍콩H지수 ELS 배상비율 30~65%로 결정
금감원, 홍콩H지수 ELS 배상비율 30~65%로 결정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5.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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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은행별 1건씩, 대표 사례 배상비율 공개…
기본배상비율 30~40%에 가산‧차감 요인 적용…
상당수 투자자 100% 배상 요구, 갈등 이어질 듯
홍콩 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투자 원금 전액 배상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한 5개 주요 은행별 대표적 투자 사례에 대한 손실 배상비율이 30~65%로 결정됐다.

이번 배상비율 산정 결과는 향후 판매사와 투자자 간 분쟁조정에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100% 배상을 요구하며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등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어 국민·신한·농협·하나·SC제일 등 5개 은행에서 1건씩 선정한 대표사례의 투자손실 배상비율을 이처럼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분조위는 부의된 5건에 대해 금감원의 홍콩 ELS 검사결과와 민원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은행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단했고, 5개 대표사례 모두에서 투자 손실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판매직원이 투자권유 단계에서 투자성향분석을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등 가입자의 객관적 상황에 비춰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유한 '적합성 원칙 위반'사실도 드러났다.

판매직원이 신탁통장 표지에 확정금리를 기재해 안전한 상품이라고 오인케 하는 등 '부당권유 금지 위반' 사실도 나타났다.

분조위는 5개 은행별로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설명의무 위반사항(20%)과 개별 사례에서 확인된 적합성 원칙 및 부당권유 금지 위반사항을 종합해 기본배상비율을 30~40%로 책정했다.

여기에 민원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사안별로 ELS 분쟁조정기준에서 제시한 '예적금 가입목적', '금융취약계층 해당 여부' 등 가산 요인과 'ELS 투자경험', '매입·수익규모' 등 차감 요인을 구체적으로 적용해 최종 배상비율을 30~65%로 산정했다.

연합뉴스

분조위에 부의된 5건은 모두 2021년 3월 24일 전에 판매된 건으로 분조위는 사안별로 현장검사 및 민원조사를 통해 부당권유 등이 확인된 개별 사례의 경우 배상비율을 최대 40%까지 인정했다.

사안별로 보면 2021년 2월 암 보험 진단금을 정기예금에 예치하러 온 국민은행 40대 고객 A씨는 은행의 적합성 원칙 위반, 설명의무 위반에 따라 기본배상비율이 30%로, 최종 배상비율은 60%로 정해졌다.

국민은행은 이 사례에서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등 정보를 형식적으로 파악해 적합성 원칙을 위반했다.

여기에 대면가입(10%p), 예·적금 가입목적 인정(10%p), 투자자 정보확인서 상 금융취약계층(5%p), ELS 최초투자(5%p) 등 가산요인이 합쳐졌다.

70대 고령자가 투자성향 분석 시 직원이 알려주는 대로 답변하게 유도하고, 통장 겉면에 확정금리로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을 기재한 신한은행 사례의 경우 적합성 원칙, 부당권유 금지를 추가로 위반해 기본배상비율이 40%로 정해졌다.

여기에 대면가입(10%p), 만 65세 이상 고령자(5%p), 서류상 가입인 성명·서명 누락(5%p), 녹취제도 운영 미흡(5%p) 등 25%p의 가산 요인과 과거 주가연계신탁(ELT)에서 지연상황 경험(5%p), 특정금전신탁 매입규모 5000만원 초과(5%p) 등 10%의 차감 요인을 반영해 최종 배상비율이 55%로 결정됐다.

농협은행은 70대 고객의 투자성향을 부실하게 파악해 공격투자자로 분류하고 손실 위험을 왜곡해서 설명했다. 통장 겉면에 확정금리로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을 기재했고, 고령자 보호기준 등을 준수하지 않아 기본배상비율은 40%로 인정됐다. 

여기에 대면가입(10%p), 고령자(5%p), 모니터링콜 부실(5%p), 고령자 보호기준 미준수(5%p), 서명 누락(5%p) 등 가산요인과 과거 ELT 지연상환 경험(5%p) 등 차감요인을 반영해 최종 손해배상비율은 65%로 결정됐다.

농협은행은 사전확인 결재를 올린 뒤 약 5시간 30분이 지난 후 관리책임자가 결재하는 등 고령자에 대해 사전확인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았고, 가입서류 중 확인란에 본인의 실제 서명 대신 '서명하세요'라고 기재했는데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은 40대 고객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등을 실질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문자로 ELT 가입을 권유하고 손실위험을 빠트리고 설명, 적합성 원칙 추가 위반으로 기본배상비율이 30%로 산정됐다.

하나은행의 해당 고객은 모바일을 통해 가입했지만 지점에 방문해 가입한 경우여서 대면가입으로 10%p 가산 요인을 인정받았다. 다만 ELT에서 지연상환 경험이 있고(5%p), 매입규모가 5000만원을 초과(5%p)한 차감요인으로 최종 배상비율은 30%로 결정됐다.

SC제일은행은 ELS 투자경험이 없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왜곡된 자료를 활용해 손실 위험을 오인하게 설명해 적합성 원칙 추가 위반으로 기본배상비율이 30%로 인정됐다.

여기에 대면가입(10%p), 예·적금 가입목적(10%p), ELS 최초투자(5%p), 모니터링콜 부실(5%p) 등 가산요인과 가입규모 5000만원 초과(5%p)의 차감요인으로 배상비율은 55%로 결정됐다.

해당 고객은 가입자금을 원금보장 상품으로만 운용해왔고, 가입 당일 저축성 보험을 해지했다. 모니터링콜에서는 투자성향·상품에 대한 질문에 부정적으로 발언했지만 은행 측은 '콜백 거절'로 처리하고 후속조치 없이 상품에 가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분쟁조정은 신청인과 판매사가 조정안을 제시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수락하는 경우 조정이 성립하며 이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앞서 발표된 ELS 분쟁조정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 방식으로 처리된다.

금감원은 "분조위 결정을 통해 각 은행별·판매기간별 기본배상비율이 명확하게 공개됨에 따라 금융소비자와의 자율조정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만기가 도래해 이미 50%가량 원금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이 조정위 안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일부 가입자들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원금 100%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길성주 홍콩ELS 피해자모임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판매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으므로 이익이 나든 안 나든 손해 본 사람에게는 원금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은행이 위법적으로 판매한 정황들을 취합해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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