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경쟁 촉진 기대”…'불법계좌 개설' 파문 관련, “전사적 쇄신”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대구·경북권 중심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았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출범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전국적 점포망을 가진 상업은행이다. 현재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외국계 은행(SC제일·한국씨티) 2곳 등 6곳이 있다. 대구은행은 7번째 시중은행이다.
대구은행은 이름도 주주총회를 거쳐 DGB대구은행에서 iM뱅크(아이엠뱅크) 바꿀 예정이다. 다만 대구경북에서는 대구은행 명칭을 병기해 57년 정체성을 지키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작년 7월 은행 산업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대구은행이 그 첫 사례다.
금융위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자본금, 대주주,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인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신청 당시 기준 대구은행 자본금은 7006억원으로 시중은행 자본금 요건(1000억원 이상)을 충족했다.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은 차이는 법령상 비금융주력자 주식보유한도(15%→4% 초과보유 금지)와 최소 자본금 요건(250억원→1000억원)뿐인데도 불구하고 중요 사항의 변경인 만큼 법령상 모든 세부 심사요건을 살펴봤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대구은행이 새롭게 진출하는 영업 구역을 중심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후생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으로서는 시중은행 전환이 그동안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부담을 덜 게 된다는 효과가 크다.
대구은행은 수도권 및 충청·강원 등에 향후 3년간 영업점 14개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방은행으로서 축적한 '관계형 금융'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중신용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대구·경북권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속 노력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본점은 대구광역시에 둘 것'을 부대조건으로 부과했다.
인가 부대조건에는 내부통제 개선 사항 관련 이행 실태를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구은행은 지난 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무더기로 임의 개설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3개월 업무 일부(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정지 및 과태료 20억원의 제재를 받았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이번 인가 심사 과정에서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심사했다"면서 "문제가 된 증권계좌 임의 개설 사고와 관련 업무단계 분석을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경영진은 전사적인 쇄신과 더불어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