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식주 물가,OECD 평균의 1.6배…사과·티셔츠 OECD 1위
한국 의식주 물가,OECD 평균의 1.6배…사과·티셔츠 OECD 1위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4.06.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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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소고기·골프장요금도 2∼3위…주거비,OECD 평균의 1.2배
전기·수도 등 공공요금은 평균아래…"통화정책보다 수입·유통 등 구조적 해법필요"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주와 관련된 필수생활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약 60%나 더 높다.

특히 사과·돼지고기·소고기·골프장 이용료·티셔츠·남자정장 등의 가격수준은 이들 나라 가운데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비쌌다.

주거비도 OECD 평균보다 20% 이상 더 들었다. 반대로 전기·수도료를 비롯한 공공요금 수준은 OECD 평균을 밑돌았다.

한국은행은 이런 품목별 물가 양극화는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유통구조 개선이나 수입 등 구조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과·돼지고기·감자·티셔츠·男정장·골프장료...OECD 평균의 2배 넘어

한은은 18일 공개한 '우리나라 물가수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하고 있으나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물가수준(level)이 크게 오른 상태"라며 "특히 식료품·의류 등 필수소비재의 가격수준이 높아 생활비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0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생활물가 누적상승률(16.4%)은 전체 소비자물가(13.7%)를 웃돌고 있다.

특히 다른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식품·의류·주거 관련품목의 고물가 현실은 더욱 두드러진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EIU 통계(2023년 나라별 주요도시 1개 물가 기준·한국은 서울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식주(의류·신발·식료품·월세) 물가는 OECD 평균(100)보다 55% 높았다. 

품목별로는 의류·신발, 식료품, 주거비 물가수준이 평균을 61%, 56%, 23%씩 웃돌았다.

품목을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우리나라 사과(OECD 평균 100 기준 279)·돼지고기(212)·감자(208)·티셔츠(213)·남자정장(212)·골프장이용료(242) 등의 물가가 OECD 평균의 두배를 넘어섰다. 오렌지(181)·소고기(176)·원피스(186)도 거의 두배 수준이었다.

OECD 국가 가운데 통계가 없거나 시계열이 짧아 비교가 불가능한 나라를 뺀 33개국의 순위를 따져도, 한국의 이들 품목물가는 대부분 최상위권이었다.

사과·티셔츠가 1위, 오렌지·감자·골프장 이용료가 2위, 소고기·남자 정장은 3위, 바나나·원피스·오이가 4위를 차지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특히 높은 원인으로 낮은 생산성, 유통비용, 제한적 수입 등을 꼽았다. 

농경지 부족과 영세한 영농규모 등 탓에 생산단가가 높은데다 유통에도 비용이 많이 들고, 일부 과일·채소의 경우 수입을 통한 공급도 주요국과 비교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싼 옷값은 브랜드 의류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의 성향, 고비용 유통경로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수도·외래진료·인터넷 요금...OECD 평균의 절반 수준

하지만 의식주 물가와 달리 공공요금 수준의 경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뚜렷하게 낮았다.

EIU 통계상 한국의 공공요금(전기료·수도료·대중교통·우편요금)은 OECD 평균보다 27% 쌌다.

개별 세부품목 가운데 수도료(OECD 평균 100 기준 58)·전기료(52)·외래진료비(42)·인터넷 사용료(40)는 거의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

순위도 인터넷 사용료(31위)·외래진료비(28위)·전기료(27위)·수도료(26위)가 모두 33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처럼 낮은 공공요금 물가는 주로 가계 부담경감과 에너지 충격완화 등을 고려한 정부 정책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재정·통화정책 한계…수입 등 공급채널 늘리고 공공요금도 정상화"

더구나 OECD 평균과 비교해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 의식주 필수생활물가는 더 높아지고, 공공요금 물가는 더 낮아지는 추세다.

예컨대 1990년 한국 식료품 물가수준은 OECD 평균의 1.2 배였지만, 지난해 1.6 배로 격차가 더 커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공공요금 수준은 평균의 0.9 배에서 0.7 배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품목에 따라) 물가수준이 높거나 낮은 상황이 지속되는 현상은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며 "앞으로 고령화로 재정여력은 줄고 기후변화 등으로 생활비 부담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재정투입 등을 통한 단기적 대응보다는 구조적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높은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로 계속 물가수준 자체가 높거나 낮은 문제는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한계도 인정했다.

구조적 해법으로는 우선 가격변동성이 큰 농산물의 공급채널을 다양하게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은은 "농업 생산성 제고, 비축역량 확충, 수입선 확보, 소비품종 다양성 제고 등을 통해 공급·수요의 탄력성을 키워야 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농가 손실, 생산기반 약화 등 부작용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효율적 유통구조 구축은 농산물과 의류물가에 공통적 해법으로 거론됐다.

아울러 낮은 공공서비스 물가도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공공요금 인상자제가 불가피하지만, 향후 공공요금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며 "그대로 두면 공공서비스 질 저하, 에너지 과다소비, 세대간 불평등 등의 문제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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