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태계 펀드 내달 개시…첨단패키징 기술개발 등 예타 신속완료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17조원 규모의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7월부터 가동한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는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대상기술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적용범위는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달 경제이슈점검회의를 통해 발표한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대책을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분야의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내달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은 투자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시중 최저 수준의 금리로 17조원 규모의 대출을 해주는 게 골자다.
대상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 제조시설 등 반도체 전 분야에서 국내에 새롭게 투자하려는 국내외 기업이다.
대기업은 산업은행의 일반대출 대비 0.8∼1.0%포인트(p), 중소·중견기업은 1.2∼1.5%p 낮은 우대금리로 설비·R&D 투자 등 신규시설자금을 지원받는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현금 1조원, 현물 1조원 등 최대 2조원을 산은에 출자해 대출역량을 확충할 계획이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를 3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등의 기술과 관련해 시설투자는 15%(중소기업 25%), R&D 투자는 30∼50%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는 올해 말 일몰된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사항으로 정부는 2027년 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하반기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전략기술에 첨단반도체의 소부장 관련기술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는 시행령 개정사항으로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문가 평가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국가전략기술 R&D 세액공제 적용범위에 소프트웨어 대여·구입비, 연구·시험용 시설의 임차료·이용료, 직무발명보상금, 기술정보비 등도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가한다.
인건비에 대해서는 실제 국가전략기술과 일반 R&D를 연구한 시간을 기준으로 나눠 R&D 공제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국가전략기술과 일반 R&D를 동시에 수행하는 인력은 일반 R&D 공제율을 적용해왔다.
R&D용 기계장치의 감가상각 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법인세 비용절감을 꾀한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규모는 3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확대해 내달부터 지분투자를 개시한다. 2027년까지 재정 2000억원, 산업은행 2000억원, 민간매칭 4000억원 등으로 조성한다. 투자대상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 인수합병(M&A)과 사업규모를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하위 펀드는 투자대상을 확보할 때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와 사전에 투자처를 정해놓은 프로젝트 펀드의 방식을 혼합해 조성할 예정이다.
향후 기업 수요에 따라 펀드규모 확대를 검토한다.
R&D 인력양성 등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대규모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는 신속히 완료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첨단패키징 선도기술 개발, AI 반도체 활용 'K-클라우드' 기술개발, 첨단반도체 양산 연계형 미니팹 구축 등이 대상이다.
반도체 글로벌 첨단팹 연계 활용사업, 네덜란드와의 첨단반도체 아카데미 확대 등 글로벌 R&D도 확대한다.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팹리스 기업 첨단장비 공동이용 지원, 온라인 플랫폼 지원 등을 통해 국산 AI 반도체의 사업화도 지원한다. 영세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실증센터도 구축한다.
산업계 수요에 대응한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 특성화대학(18곳), 대학원(6곳), AI 반도체 대학원(3곳) 등도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인프라 지원에도 나선다. 국도 45호선이 용인 국가산단 팹 건설부지를 관통하도록 옮겨 건설하고 도로는 왕복 8차선으로 확장한다.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추진하고 국비도 지원한다.
원활한 용수 공급을 위해 용인 산단에 통합 복선관로도 구축한다. 수자원공사가 비용을 분담하는 한편 사업의 예타 면제도 추진한다.
LNG 발전소 건설, 장거리 송전선로 구축 등을 통해 전력 공급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