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변하지 않으면 정치인은 변하지 않는다.
유권자가 변하지 않으면 정치인은 변하지 않는다.
  • 윤영호
  • 승인 2024.07.0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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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의 기반은 국민이 만드는 것...‘너 죽고 나 살자’는 벼랑끝 전술만이 난무하는 극한 대치 전투놀이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유권자 국민일 수 밖에 없어

[윤영호 칼럼] 요즘처럼 정치가 실종된 정치의 시대가 언제 있었는가 싶다. 타협과 조정은 사라지고 극한 대립과 유치한 말싸움만 난무하고 있다. 한 번 삿바를 잡으면 대대손손 팔자를 고치려고 하는 무모함이 엿보인다. 

그 정도라면 어느 국민이 해도 그 만큼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치가 왜 이렇게 되었냐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좀처럼 변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정치행태에 환멸을 느껴 정치뉴스는 아예 보지도 않고 연예프로그램에 올인 한다는 소리도 흔하게 들린다. 

정치문제의 병리현상을 완화하는 임시방편적 처방은 여기저기서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근원적 바탕과 배경에 대해서는 깜깜이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대상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본능적으로 볼 수 있지만, 목전의 대상만 바라보고 있는 그 눈 자체로는 자기자신의 눈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는 자’가 있다는 것은 반드시 ‘보는 자’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음에도 양쪽을 다 볼 수 없는 것이 우리 범인(凡人) 안목의 한계다. 밖으로만 향해서 인식하는 외부 비판적인 안목을 넘어서서 전체를 통전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만 향했던 안목을 내부로도 돌려 볼 수 있는 회광반조(回光返照)의 안목혁명(眼目革命)이 일어나야 한다.

정치문제의 근본적 해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경기도 화성지역 리튬공장 큰 불로 23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고 관련업종 산업재해의 대표적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이렇게 심각한 화재를 지속적으로 예방하려면 당장 누구 책임인가를 찾아 입건 시키는 것만 만능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불이 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바꿔야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진부하고 유치한 정치가 개혁되기를 원한다면, 정치인을 배출시킨 배경이 되는 유권자, 즉 바로 나 자신부터 의식과 안목과 태도가 변해야 한다. 흙탕물에서 맑은 물고기가 살기를 바랄 수 없고, 오염수에서 청정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진정 정치인이 국민을 위한 심복이 되고 있는지? 

유권자가 비이성적이면서 이성적인 정치인을 기대할 수 없다. 표를 줄 사람이 냄비처럼 감정적인데 영악한 정치인이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인 정치를 하겠는가? 유권자가 전투적인데 출마자가 온건하기를 바라겠는가? 그래서 성숙된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합리적 민도(合理的 民度)만큼만 실현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진정 정치인이 국민을 위한 심복이 되고 있는지? 아니면 국민이 정치인의 들러리가 되고 있는지를 이제는 돌아 볼 시점이 되었다. 누가 누구의 눈치를 보고 영향 받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민주주의 초기에는 ‘선동 잘하는 자가 정치 잘하는 자’ 였다. 우매한 국민이 정치인의 선동 놀음에 놀아날 수 밖에 없는 정보 부재의 순박(?)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공급자가 수요자를 지배하는 시대였다. 

정당의 목적은 어떻게 하든 정권을 잡는 것이라는 것에 대해 이의조차 달 수 없는 시대였다. 정당의 단기적 목적은 정권쟁취 이겠지만,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안정된 행복이어야 한다. 당내 경선은 흥행이 성공여부를 가늠하겠지만, 대국민 비젼의 성공지표는 국민의 희망이어야 한다. 

정치는 운동경기가 아니다. 그러기에 정치인이 운동선수가 아니듯, 유권자도 구장내의 관객이 아니다. 경기의 흥미와 흥행여부가 우리의 삶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무대는 이종격투기 경기장 같은 분위기다. 주목받는 정치인은 싸울 준비를 갖추고 있는 용병과도 같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싸울 이슈가 사라지면 이 종목 선수는 모두 퇴장 시켜야 되지 않겠는가? 

정치인이 내세우는 것은 명분이고 정치인을 실족 시키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싸움자체가 명분이 될 수 없다. 정치인을 넘어지게 하는 것은 먼 산이 아니라 지금 서 있는 그 자리 그 발 밑의 돌멩이다. 정치인의 사적 속내가 디테일에 숨어 있듯, 정치인을 무너뜨리는 것도 디테일에 은폐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는가?

디테일에서 누군가에게 코가 꿰인 상태로는 아무리 화려한 명분을 외친다 해도 공허한 소리로 들릴 뿐이고, 아무리 개과천선(改過遷善)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해도 약점 잡고 있는 세력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특정 세력의 나팔수나 수족에서 벗어나, 국민의 진실하고 떳떳한 심복이 되기 위해서는 이권과 위협 카르텔의 늪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우리 국민은 바로 이렇게 숨겨진 정치 카르텔이 정치운동장의 심판과 주역이 되지 않도록 경고 싸인을 지속적으로 보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는가? 

바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다. 그 반응은 투표와 여론과 정치인들에 대해 보여주는 진솔한 반응이다. 정치인이 소탐대실 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유권자도 소탐대실 하지 말아야 한다. 작은 이권에 눈 멀지 말고, 작은 포퓰리즘에 현혹되어 자신의 주권을 값싸게 팔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진실하지 않은 연출과 ‘우리가 남이가?’하는 연고전략에 열광하지 말아야 한다. 

큰 권력을 계속 누리기 원하는 정치인일수록 주변관리에 고민한다.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측근에서 역할 할 사람을 검증한다. 이 사람 ‘믿을 수 있나? 또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 

그런데 이길 수 있으면 후일을 믿을 수 없고, 믿을 수 있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딜레마다. 정치인의 공통된 야망은 모두 자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수학은 외부갈등이 1차방정식이라면 내부갈등은 고차방정식이다. 

최종 심판자인 관객이 외면하면 선수는 무리하지 않아 

그렇다면 이토록 복잡한 환경 속, 측근도 배신하는 풍토에서, 모르는 백성을 위해 초지일관 멸사봉공(滅私奉公)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인을 움직이는 현실적인 동인(動因)은 바로 그들의 이해관계라는 점을 우리 유권자가 망각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유권자의 공적 이해관계로 포장된 정치인의 사적 이해관계가 만드는 프레임전략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이 절실하다. 정치인의 시각은 돈, 표, 공천에 묶여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인은 공천자의 눈에서 벗어나는 것과, 강성지지층의 공격대상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심판자인 관객이 외면하면 선수는 무리하지 않는다. 민심이 알아주지 않으면 애써 무모한 싸움꿈이 되려 하지 않는다. 백성 관심밖의 오버액션도 자주 연출하지 않는다. 손님이 찾지 않는데 맛없는 메뉴를 그대로 유지할 음식점 주인이 있겠는가?

합리적 중도세력은 여야를 불문하고 일방독주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방 독주하면 견제심리가 생긴다. 강성지지자는 속 시원히 밀어붙이는 것에 열광할 지 모르지만, 중도층은 아니다. 선거에서 최종 이기게 하는 표는 중도층 표다. 어차피 콘크리트 지지층 40%씩은 양당이 정해져 있다. 

나머지 20%의 표심이 승리를 좌우한다면 합리적인 중도층 유권자가 지렛대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유권자가 정신만 차리면 정치개혁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정치인은 물론 우리 유권자들에게 새삼 상기시킨다. ‘너 죽고 나 살자’는 벼랑끝 전술만이 난무하는 극한 대치 전투놀이정치를 종식시킬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유권자 국민일 수 밖에 없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더뉴스24 주필

전 HCN지속협 대표회장

전 ㈜ 한림MS 기획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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