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우리투자증권이 내달 1일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통해서다.
금융위원회 인가 등 절차를 거치게 되면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18위권 중형증권사로 첫발을 뗀다. 자기자본은 1조1000억원 규모다.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이 각각 보유한 유잔액 고객수는 4월 기준으로 23만8000명, 22만7000명이다. 고객 자산은 각각 5조7000억원, 6조9000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 수장을 맡게 될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사장(60)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금융그룹의 위상에 맞는 증권사가 되려면 최소 '탑10'은 돼야 한다"며 빠르면 5년 안에 업계 10위권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대형 투자은행(IB) 그룹에 10년 안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 한도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초대형 IB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현재 초대형 IB 신규 진입은 2017년 이후로 전무한 상황이다.
남 대표는 "초대형 IB에 들어가기 위한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추가증자도 타이밍을 봐서 고려할 수 있다. 2차 합병도 언제든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핵심 경쟁력으로는 '디지털 경쟁력'을 꼽았다. 이를 접목해 IB와 S&T(세일즈앤트레이딩), WM(자산관리) 부문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남 대표는 기존 증권사들이 여전히 비용을 들여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시스템을 다르게 바꾸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기존에도 점포 의존도가 낮은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의 결합은 디지털 전략중심의 '증권 3.0'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도 짚었다.
디지털 차별화를 통해 개인이나 고객을 상대로 하는 리테일(소매) 영역에 투입되는 비용을 PB(프라이빗뱅킹) 등으로 돌려 효율화하겠다는 게 남 대표의 계획이다.
남 대표는 "PB 영역을 우리은행과 연결하면 충분히 효율성이 클 것"이라며 초기에는 PCIB(프라이빗뱅킹 업무와 기업금융·투자금융을 결합한 형태)를 통해 WM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12월 서비스를 목표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개발하고 있다. '유저 프랜들리'가 기본철학이라고 남 대표는 말했다.
IB, WM 등 분야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과거 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증권에서 넘어온 인력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IB부문 대표를 맡던 양완규 IB 총괄부사장이 대표적이다. 홍순만 HR본부장, 김범규 디지털본부장, 김진수 경영기획본부장 등도 있다.
대우증권 출신인 남 대표는 "기업 문화를 좋게 만들고 자본시장 DNA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인재영입의 기준"이라며 "지금은 우리금융그룹에 맞는 인재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별도 리서치센터는 꾸리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운용이나 영업에 필요한 리서치 인력은 적절하게 충원할 계획이라고 남 대표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