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에너지·환경분야 핵심사업의 지분을 대폭 늘리며 '질적 성장'을 가속화한다.
구조개편으로 자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보유 포트폴리오의 효율화로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SK㈜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에 대한 동의 안건, 반도체사업을 하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SK에코플랜트도 18일 이사회를 열고 에센코어 등 2곳의 자회사 편입 안건을 의결했다.
지주사인 SK㈜는 '예정된 미래'인 에너지·환경사업에 대한 지분을 늘려 사업성장의 성과를 확보했다. 아울러, 자회사들은 그간 분산됐던 사업 핵심역량을 결집해 단기간에 재무개선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번 재편이 끝나면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종전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41.8%에서 62.1%로 각각 늘어나게 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의 에너지·환경사업이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인 만큼, 이는 곧 SK㈜의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 SK㈜가 보유한 지분가치 중 약 80%는 자회사 지분이다. 나머지 20%는 글로벌 자산과 자체투자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구조"라며 "중복되는 영역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가치를 끌어올려, 궁극적으로 SK㈜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포트폴리오 재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SK㈜는 그룹 리밸런싱 방향에 맞춰 우량자산은 내재화하고, 미래 핵심사업간 시너지는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재편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하면 자산 106조원, 매출 90조원 규모의 아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양사 합병으로 기존 에너지사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전기화 사업에서의 신규수요 창출과시장 확대 등 효과가 기대된다.
SK㈜는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 사업과 전기화 사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에너지 회사로 성장하며 주주환원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모듈 재가공 회사인 에센코어와 반도체용 산업가스 제조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도, 반도체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토대로 환경사업의 안정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는 3사가 가진 역량을 결합해 친환경·리사이클링, 반도체 인프라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써 SK㈜는 에너지와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미래사업 포트폴리오'를 단단히 구축하게 된 셈이다.
앞으론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자회사들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 그룹의 지속가능성 강화, 성장분야 육성 등 지주회사 본연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유 포트폴리오의 적극적인 자산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재원을 확보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구조 개편으로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도 사실상 일단락됐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당기간은 현재 조직이 시너지를 내고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 추가적인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중복사업 정리 등 구조개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 219개인 계열사 숫자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가 주주환원 강화를 강조하며 보유 포트폴리오의 자산 효율화를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분야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