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6개월 이상 만기 정기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수신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장기간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고객 수요가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총 852조2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2년 1월 관련통계 작성이래 최대치다.
이중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592조437억원에 달했다. 이어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196조7770억원, 2년 이상 3년 미만이 32조6108억원, 3년 이상이 30조7823억원 등이었다. 기간별 정기예금 잔액 역시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
반면에 5월 말 기준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186조440억원으로, 전월 말(178조2652억원)보다 늘었지만, 연초보다 줄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022년 12월 252조6990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뒤 감소했으나, 올해 1월 199조629억원, 2월 209조7666억원, 3월 192조5644억원 등으로 5월보다는 높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예금금리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고객들이 서둘러 비교적 만기가 긴 예금에 가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벌써 2금융권에서도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은 사라진 상황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단리) 중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으로 최고 연 3.90%를 제시했다.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같은 기준 상품 중에서는 에큐온저축은행의 '처음만난예금'(최고 연 3.95%)이 금리가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10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럴 경우 은행권 수신금리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9%로 2년4개월 만에 2%대를 기록하고,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은 이미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