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금 1700억원…소비자 대상 환불 '걸음마'
‘티메프’ 미정산금 1700억원…소비자 대상 환불 '걸음마'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7.26 11:1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메프,2천명, 티몬 150명에게 환불…사무실서 "미정산 1조" 메모…
‘위시’도 정산 지연 조짐…큐텐 구영배 대표 소재 여전히 ‘깜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신사옥에서 티몬 피해자들이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금액 규모가 최대 1700억원인 것으로 금융당국이 파악했다.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700억원가량 많다.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티몬과 위메프는 26일 여행상품 등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환불작업을 계속했다.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이 끝나면 소상공인·영세상인 등 판매자들에 대한 대금 정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5일부터 환불을 시작한 위메프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환불을 받은 누적 인원은 이날 오전 2000명가량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9시까지 1400여명이 환불을 받았지만 밤 새 수백명이 추가로 돈을 받아갔다.

하지만 위메프가 이날 오전 10시쯤 '오늘부터는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접수를 한다'고 공지하자 대기 중이던 100여명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티몬도 이날 오전 5시30분쯤부터 강남구 신사동 신사옥 사무실에서 환불 작업을 개시했다.

티몬 측은 오전 9시 기준 환불 인원이 15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티몬에서 환불을 받았다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왔다.

하지만 고객센터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환불 신청은 대기 인원이 워낙 많아 조속한 환불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티몬과 위메프처럼 큐텐그룹의 계열사인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에서도 환불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정산 지연 사태가 큐텐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전날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금액과 관련, “지난 12일부터 정산이 이뤄지지 못한 금액이 계속 누적된 상태”라면서 “현재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1600억~17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날 티몬 본사 사무실에서는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를 추정케 하는 직원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5000억∼7000억원(티몬)+예상 1조원 이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티몬의 미정산금만 5000억∼7000억원에 달하고 모회사인 큐텐과 위시, 위메프 등의 계열사까지 합하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메모에는 "정상화 어려움 판단/기업 회생 고려"라고도 적혀 있었다. 회사 내부에서도 정상화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 것이다. 다만 메모가 내부 회의 내용을 적은 것인지, 작성 직원의 생각을 담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모회사 큐텐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구 대표는 얼마 전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도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사무실에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조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합동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두 기관은 현장점검에서 정산지연 규모 등 판매자에 대한 대금 미정산 현황, 판매자 이탈현황과 이용자 환불요청과 지급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소비자에 대한 대금환불 의무 및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 의무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점검했다.

위메프와 티몬 측에 책임 있는 자세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1차적으로 티몬, 위메프를 소유한 큐텐그룹 측에 책임 있는 자세로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상황"이라면서 "소비자와 티몬 사이에서 중개한 카드사, 판매자인 여행업계에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정산을 위해 유입된 자금은 정산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회사와 에스크로 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등 판매자 보호를 위한 정산자금 관리체계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와 판매자가 신속히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금감원에 이날부터 민원 접수 전담 창구를 설치·운영하고, 상품권과 여행상품 결제에 관련된 신용카드사 등에서도 민원 대응체계를 마련해나가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 상품 구매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행 업계에 적극적인 계약 이행을 당부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