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된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류성선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를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고소인 조사 등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자 6명이 류성선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고소인들의 피해규모는 모두 500여만원으로 알려졌지만 피해자들이 만든 SNS 채팅방 접속자만 1500여명인 것으로 미루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해피머니 상품권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7% 이상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티메프’ 미정산 사태 발발 이후 해피머니 가맹점 대부분이 해피머니를 활용한 결제를 차단하고 나서면서 상품권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다른 상품권과 비교해 해피머니 상품권은 지급보증보험도 없고,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피해 구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도 헌혈자 기념품용으로 해피머니 상품권 33억원어치를 구매했으나 대부분은 사용이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등 SNS에는 헌혈한 뒤 받아 모아둔 해피머니 상품권이 휴지 조각이 됐다며 개탄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적십자사는 해피머니 상품권을 다른 기념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 측은 환불을 진행해왔으나 지난달 30일 돌연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과 해피캐시에 대한 환불을 중단했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2960억원으로 자산총계(2406억원)를 웃돌았다. 문제는 자본잠식 상태인 해피머니아이엔씨가 선불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고, 지급보증보험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안전망 없이 발행자의 신용에만 기댄 채 현금과 같이 쓸 수 있는 상품권이 발행된 것이다.
이처럼 부실한 재무 상태에서도 해피머니아이엔씨가 현금과도 같은 상품권을 발행한 데 대해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티메프와 해피머니 상품권이 공범”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