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최고가 대비 90% 회복…9월 이후 ‘주춤’ 전망
서울 아파트값 최고가 대비 90% 회복…9월 이후 ‘주춤’ 전망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8.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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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용산 고점 대비 99%…강북은 80%대 속도 더뎌…
“스트레스DSR 시행 등으로 당분간 거래 관망할 듯”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7∼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역대 최고가의 평균 90%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가 시행되는 등 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됨에 따라 이 같은 상승세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7∼8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이후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의 직전 최고가에 비해 평균 90%까지 매매가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은 집값이 치솟던 시기로 대다수 아파트가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구별로 서초구와 용산구는 올해 3분기 거래가격이 직전 최고가의 평균 99%까지 올라갔다. 거래 아파트들이 역대 최고가를 넘어서거나 육박한 것이다.

강남구가 97%로 뒤를 이었고, 마포구와 종로구는 95%, 성동구와 중구가 93%를 회복하는 등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같은 직주근접형 도심 아파트의 가격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다.

이와 함께 목동 재건축 호재가 있는 양천구와 송파·광진·영등포구가 각각 최고가의 92%까지 실거래가를 회복했고, 동작구(91%)와 강동구(90%)도 최고가 대비 90% 수준으로 거래가가 올랐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1주택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이 추진되면서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준상급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늘면서 가격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상승 거래도 증가했다. 7월과 8월 상승 거래 비중은 67%로, 하락(27%) 또는 보합(6%) 거래를 압도했다.

평균 실거래가도 2분기 가격의 102%에 달했다. 개별 단지별로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선 곳들이 속출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 6월 말 50억원에 계약돼 국민주택형 아파트 중 최초로 '50억원' 시대를 열었다.

비강남권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도 이달 6일 20억원, 16일에는 19억5500만원에 매매돼 2022년 9월의 전고점 가격(19억2500만원)을 경신했다.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도봉구는 7∼8월 실거래 가격이 직전 최고가 대비 79%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낮았고, 노원구(80%), 금천구(83%), 강북구(83%), 중랑구(85%)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곳은 회복률이 80%대에 그쳤다.

"집값 너무 올랐나" 8월 거래 감소…관망세 확대될 듯

연합뉴스

매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달 들어서는 거래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매매는 아직 거래 신고일이 1주일 남았는데 25일 현재 8534건이 신고돼 6월(7496건) 거래량보다 1000건 이상 많았다.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4년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하지만 8월은 현재까지 1849건만 신고돼 7월보다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수요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호가는 여전히 강세지만 7월에 비해 거래량이 많이 줄어 가격 상승세도 주춤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가 시행되면서 상승세는 더욱 가라앉을 전망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가산금리가 높아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종전보다 오르고, 대출 한도도 축소된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이고, 갭투자에 이용될 만한 일부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 돈줄 죄기를 본격화했다.

정부는 연내 전세자금대출에도 DSR을 도입한다는 방침이어서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 거래 시장도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거래는 감소되고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늘고 있다.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미국발 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고 공사비와 고분양가, 공급 부족 등 문제는 단기 해결이 어려운 만큼 상승세가 주춤하더라도 집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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