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협상을 매듭지은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간 시너지극대화 전략을 가다듬는다.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여 그룹 손익변동성을 완화하고, 방카슈랑스 등을 중심으로 보험부문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중대형 보험사를 인수,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고객서비스를 향상하고 시장경쟁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확대방침은 금융지주 완전민영화를 이룬 임종룡 회장체제의 최대 숙제 중 하나였다.
우리금융은 특히 두 생보사를 최종인수할 경우, 은행 의존도를 기존 90%에서 80%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자산과 당기순이익 중 보험부문 비중이 10% 내외라는 점을 감안한 복안이다.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아 은행 이자이익에 전체 그룹 실적이 좌우되던 취약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또 우리은행이 가진 방카슈랑스 판매채널을 통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성장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의 특정보험사 상품판매 한도가 25%인데, 현재 우리은행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상품 판매비중이 14%에 그쳐 추가 판매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마침 동양생명이 최근 경쟁사들과 달리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해 보장성 보험판매를 확대해온 점도 전략적으로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우리금융은 은행에 국한하지 않고 기존 계열사들과 보험사 간의 협업을 통한 그룹내 시너지 강화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 계좌와 잔액을 늘리는 동시에 증권 거래와 펀드 가입, 카드 발급 등을 유도할 수 있다. 그룹 융복합 상품개발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보험사의 대규모·장기·저금리 자금조달은 지난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 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다.
아울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운용자산을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에 맡겨 자산운용사 몸집을 키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밖에 우리금융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보험업이 시니어·헬스케어 사업을 겸영할 수 있는 유일한 금융업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관련사업 진출이 예상된다. 앞서 인수협상 타결을 알리면서도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인구구조 변화에 부합한 상품제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의 자회사 편입승인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승인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심사 과정에서 경영실태평가 등도 거치게 되며, 자회사 편입이 승인되면 대주주 적격성은 인정된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태로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더라도 동양생명 인수가 자동무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당국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가 고객 정보유출 사태로 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고도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받은 적이 있다.
동양생명은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3사와 NH농협생명, 신한라이프에 이어 업계 6위 규모 생보사다. 지난해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2000억원을 기록했다.
ABL생명(총자산 17조원)과 합병시 자산규모가 50조원에 달해 대형 3사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유력보험사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