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조사 경보”…금감원, 다음 달 우리금융 정기검사 착수
“고강도 조사 경보”…금감원, 다음 달 우리금융 정기검사 착수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9.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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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검사서 정기검사로 돌연 전환…“친인척 부당대출부터 경영실태까지”…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제동 걸릴 수도…계열사 3곳 부당대출도 조사
우리은행 본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금융감독원이 다음달 초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수시검사에서 정기검사로 전환하기로 돌연 결정했다.

최근 은행 본점과 영업점에서 대규모 횡령이나 배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에 대한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까지 드러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검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자본 적정성에 이르기까지 경영실태 전반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향후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정기검사로 전환키로 하고 우리금융 측에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금융 측에 정기검사 진행을 통보했다”면서 “최근의 금융사고 등의 이유로 조금 앞당겨 나가게 됐다”고 언급했다.

정기 검사는 약 한 달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이 정기검사를 받는 것은 2021년 이후 약 3년 만으로 통상적인 정기검사 주기보다 시기를 1년 정도 앞당긴 것이다.

금감원은 현재 KB금융·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도 진행 중이다. 대형 금융지주 두 곳을 동시에 정기검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이번 정기검사는 통상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고강도로 실시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

우리은행은 최근 4년간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차주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350억원은 통상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당대출로 보고 있다.

이는 내부통제 미비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올해부터 금융기관 평가에서 내부통제의 비중은 대폭 확대됐다. 내부통제 미비가 확인돼,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으면 자회사 출자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평가 결과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융지주가 금융사를 인수하려면 금융위원회가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M&A 이후에도 자본비율이 적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 우리카드에 대한 현장검사에도 착수한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7억원, 우리캐피탈에서 12억원, 우리카드에서 2억원 등 3곳의 계열사에서 21억원 안팎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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