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0년 안에 세계 최고 수준 고령화…경험 못한 결과 나올 것”
“한국, 30년 안에 세계 최고 수준 고령화…경험 못한 결과 나올 것”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9.0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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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일중 인구포럼…“정책은 복지서비스 지원 사업 위주" 비판
고령화, 저출산 심화./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한국이 30년 안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를 겪고, 그에 따라 경험하지 못한 사회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3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개최한 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에서 '2030 사회 인식과 저출산 정책'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이었다. 직전 해(0.78명)보다 0.06명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임신·분만·모자 보건 위주에서 젠더(성 역할)·노동·주거·교육을 중심으로 개선해왔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정책은 여전히 정부의 복지 서비스 지원 사업 위주로 구성됐다"면서 "서비스, 현금 지원 중심의 사업들만 나열하고, 저출산을 비용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출산은 다층적 경험과 사회구조가 쌓여 만들어진 문제로, 청년의 인식과 경험, 미래 기대를 다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저출산 위기의 구조를 넓게 이해하고, 새로운 데이터의 구축과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가 20여년 새 반토막이 났다는 분석이 내놓았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 또는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미혼 남성의 비율은 1998년 75.5%에서 2022년 39.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여성은 52.1%에서 23.5%로 더 크게 감소했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모리이즈미 리에 선임연구원도 일본의 비슷한 사정을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합계출산율은 1.20명으로, 194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부터 8년째 감소 중이다.

모리이즈미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지지가 급속히 줄었고, 비혼이나 무자녀, 이혼, 워킹맘 등 종전까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온 생활방식도 허용되고 있다"면서 "20∼30대 젊은 세대는 아이를 가지려는 동기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쉬운 맞벌이·공동육아 사회 구축의 방향성은 젊은 세대의 의식과도 맞아 떨어져 향후 추진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젠더 의식이나 결혼·출산에 관련된 사회 규범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출산 현상을 설명한 도우 양 중국사회과학원 인구 및 노동경제연구소장은 "선진국에서 여성의 출산 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일·가정 양립은 중국에서도 효과가 있다"면서 "보육 서비스 같은 정책이 중국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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