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과세당국이 최근 반년간 불법 사금융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한 탈루세액이 1000억원을 웃돈다.
최근 대부업체·저축은행의 신규대출 감소 등 영향으로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늘면서 악성 탈루현상도 늘어난 결과이다.
9일 국세청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달까지 불법사금융 관련 동시 세무조사 추징액은 1574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지난 11월 불법사금융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해 올해 2월까지 431억원을 추징한 데 이어 2차 조사를 통해 1000억여원을 추가 추징했다.
조사 대상은 총 344명이다. 구체적으로 세무조사 229명, 자금출처조사 65명, 체납추적 조사 50명이다.
추징액은 세무조사 1431억원, 자금출처조사 31억원, 체납추적 조사 112억원 등이다.
국세청이 대부업체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한 세금이 연간 300억∼400억원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추징액은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는 것이 국세청측의 설명이다.
최근 대부업체 세무조사 연간 추징액을 보면 2020년 322억원, 2021년 301억원, 2022년 358억원 등이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대부업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가 아닌 불법 사금융에 집중한 조사실적이라는 점에서 역대급 추징규모라는 분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검찰·경찰·금융감독원의 정보공조 등 범정부 불법사금융 척결 태스크포스(TF) 참여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내수 부진으로 서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제로 저축은행·대부업체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불법사금융 피해도 증가한 추세다.
올들어 5월까지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불법사금융 상담·신고 건수는 6232건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대부업체·저축은행의 신규대출 감소로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면서 피해가 늘고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보험·저축은행·카드·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말보다 12조8000억원 감소했다.
박성훈 의원은 "살인적 이자율로 서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불법사금융은 반드시 척결해야 할 범죄"라며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불법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