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이 낮은 59㎡ 선호 강해져”…서울에선 49㎡ 신고가 행진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이 최근 오름세를 타는 가운데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거래량과 가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수가격 부담이 덜한데다 1·2인 가구 증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가 31.5대 1로 가장 높았다.
중소형(60~85㎡ 이하) 아파트는 11.25대 1, 대형(85㎡ 초과) 아파트는 8.21대 1이었다.
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고 있는 전용 84㎡를 추월한 것은 2022년부터다.
그 해 소형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6.94대 1로 소형(6.39대 1)을 추월했고, 지난해에는 12.52대 1을 기록하며 중소형(8.67대 1)과 격차를 벌렸다. 올해는 격차가 3배 가까이 더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소형 아파트 매수 가격이 그나마 부담이 덜한 게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말부터 6개월 넘게 오르고 있고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 상당수 단지에서는 2021년 이전의 고점 매매 가격을 넘어섰다.
분양가격 상승 폭은 더 가팔라 7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3.3㎡(평)당 분양가격은 4401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전용면적별 분양가로 산출하면 59㎡(25평) 평균 분양가는 11억원대, 84㎡(34평)는 14억9600만원대에 이른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84㎡는 분양가격조차 서울에서는 14억~15억원대에 이르다 보니 자금 마련부터 쉽지 않다”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59㎡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 형태가 1·2인 가구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소형 아파트 수요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수도권 1~2인 가구는 총 759만5105가구로, 전체(1188만6879가구)의 63.89%에 달한다. 10년 전에 비해 비중이 11%포인트가량 늘었다.
소형 아파트 수요가 꾸준히 늘며 가격 상승률도 올해 중소형·대형보다 높았다.
수도권 소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 1월 2420만원에서 7월 2435만원으로 0.62% 상승하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중소형은 0.55%(3.3㎡당 2553만원→2567만원), 대형은 0.46%(3.3㎡당 2829만원→2842만원) 상승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49㎡ 초소형 아파트도 신고가 행진을 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49㎡는 지난달 18억9000만원에, 송파구 헬리오시티 49㎡도 1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마포구 마포더클래시 43㎡도 지난 7월 10억원에 매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