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적자 없고 배당 실적 있어야…11월 지수선물, ETF도 상장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겨냥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가 오는 30일 첫 도입된다.
밸류업 지수는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과 주주환원 등 질적 요건을 충족한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 등 대표 종목이 대거 포함됐고 비에이치, 경동나비엔, 쿠쿠홈시스 등 기존 코스피200지수에 없는 ‘뉴 페이스’ 기업 12곳도 발굴했다.
11월에는 이를 활용한 지수선물 및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될 예정이다.
기준지수 1,000으로 초 단위 실시간 지수 산출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유도를 위해 개발한 밸류업 지수의 기준시점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원년 초일인 2024년 1월 2일이고 기준지수는 1,000이다.
지수 상품화 지원을 위해 2019년 6월부터 5년치 소급지수도 제공된다.
구성종목은 100종목이며, 정기변경은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 연 1회다.
가중방식은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이고, 개별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은 15%로 제한된다.
종목 선별 기준으로는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이다.
시장 대표성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00위 이내, 시총 약 5000억원 이상 기업이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니어야 하고,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적이 있어야 한다.
시장평가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이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 평가가 우수한 기업순으로 최종 100개 종목이 추려졌다.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 종목이 24개로 가장 많이 포함됐고, HMM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산업재 20개,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등 헬스케어 12개, 현대차와 기아 등 자유소비재 11개 등이 담겼다.
밸류업 공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금융주는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10개만 포함됐는데,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고배를 마셨다.
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7.85배에 달해 고평가 논란을 부른 한미반도체와 9.46배인 포스코DX가 포함돼 의외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통 PBR이 1배 이상이면 기업의 청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본다.
코스피 시총 10권 안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POSCO홀딩스가 포함되지 않았다. 코스닥 시총 10위 중에는 클래시스와 리노공업만 포함됐다.
밸류업 지수는 오는 30일부터 1초 단위로 실시간 지수 산출이 개시된다.
11월 중에는 지수선물 및 ETF 상장도 예정돼 있다.
거래소는 업계 수요에 기반해 다양한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 발표할 계획이다.
외형에 질적요건까지 평가…"코스피 200 등 기존 지수대비 성과 우수"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개발에서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외형 요건 외에도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다양한 질적 요건을 평가지표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 200, KRX 300 등 기존 지수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밸류업 지수의 최근 5년 수익률은 43.5%로, 33.7%를 기록한 코스피 200, 34.4%를 기록한 KRX 300에 비해 우수했다.
투자지표에서도 밸류업 지수는 배당성향이 23.9%, 주가수익비율(PER)이 18.4배로, 코스피 200(배당성향 17.5%, PER 11.2배), KRX 300(배당성향 15.9%, PER 12.6배)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었다.
밸류업 지수의 산업군별 분포를 보면 정보기술이 24개, 산업재가 20개, 헬스케어가 12개, 자유소비재 11개, 금융‧부동산 10개 등 순이다. 시장 분포는 유가증권시장이 67개, 코스닥 시장이 33개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밸류업 조기 공시 기업 특례 편입, 산업군별 주가순자산비율(PBR) 상대평가 적용 등을 통해 기업가치 우수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적극 편입하도록 지수를 설계했다.
거래소는 자본효율성과 주주가치 제고 등 질적 지표를 반영한 밸류업 지수 개발을 통해 한국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수 출시 이후 지수선물과 ETF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하고, 시장 재평가와 기업가치 중심 투자문화가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 거래소의 목표다.
거래소는 "다양한 지수상품 개발과 투자 활성화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 재평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장기업에 지수 편입 및 유지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 주주환원 및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이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