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차남 김동원씨 |
최근 한화그룹에 입사한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씨(29)가 첫 발령을 받아 화제다.
동원씨의 입사는 오너 친정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그룹을 이끌어 온 김 회장이 현재 구속집행정지 및 건강문제로 경영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한화그룹은 동원씨가 한화L&C 입사후 매니저 직책을 받아 그룹 경영기획실 소속 디지털팀으로 소속됐다고 밝혔다. 디지털팀은 한화그룹의 온라인사업 및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
김씨는 지난 2007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북창동 보복 폭행사건'의 1차 당사자. 당시 김씨가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다 폭행을 당한 뒤 이를 알게된 아버지 김 회장이 보복폭행에 나섰다가 구속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국내 재벌총수가 회사 비리가 아닌 개인사유로 구속되는 진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재계주변에선 김 회장이 신병치료로 경영일선 복귀가 늦어지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실장(31)과 더불어 차남까지 입사해 본격적인 '3 세경영'을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주)한화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에 체류중이다.
실제로 장남 김동관 실장은 지난 2010년 입사 후 현재 그룹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 부재중 한화그룹도 사실상 '황태자'인 김 실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그룹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김 실장이 주력인 태양광 사업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최근 석유화학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차남 동원씨의 가세는 '또 다른 황태자 후보'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후계구도를 둘러싼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부친인 김 회장이 국내에 없고 '오너십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두 형제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앞으로 김 회장의 직접적인 '현장 지도'가 없어도 한화그룹이 3세들을 통해 오너십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적인 '후계 육성 체제'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래서 그룹 입사 전 이미 폭행문제로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이력이 있는 차남 동원씨의 등장을 그룹 안에서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3남 동선(25)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 부재후 4인의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최근 5인 경영체제로 개편했다. 4인 경영체제의 한 축이었던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의 사임으로 우려된 태양광사업의 공백을 채우고 사업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편 동원씨는 미국 명문 사립고인 세인트폴고와 예일대를 졸업한 후 소규모 공연기획사 등을 운영해왔다. 이후 회사 디지털 마케팅 업무 담당자들과 이메일로 교류를 쌓는 등 경영수업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