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와병속 삼성 '교통정리'...'이재용 대관식' 언제?
이건희 회장 와병속 삼성 '교통정리'...'이재용 대관식' 언제?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4.05.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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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 상장발표 이어 생명은 자산운용 지분 100% 매입.금융지주사 태동설까지..병상의 이 회장 단안 주목

'황태자 이재용'의 삼성시대 개막이 임박했는가.

삼성그룹이 전자소재와 화학계열간 통폐합, SDS 상장발표에 이어 금융계열간 지분 정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삼성증권은 삼성선물 지분을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그룹의 모든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만 물려받아도 삼성생명을 통해 금융부문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정점으로 한 전자부문도 완벽히 장악할 수 있도록 재편됐다. 금융과 전자를 장악, 양 날개를 마련해서 삼성의 3세 후계자로서 이륙준비를 마친 셈이다
 
삼성은 관련 계열간 지분을 정리,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고 관련 사업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그룹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교통정리가 급속히 이뤄지는 것은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취득금액은 3950억 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65.3%)과 삼성중공업(3.9%) 삼성화재(1.2%) 등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자산운용 지분은 모두 삼성생명으로 넘어간다. 삼성생명이 매입을 추진하는 지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43만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95만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47만주) 등 삼성 3세들의 지분도 포함된다.

또 삼성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삼성선물 지분 전량을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이사회의 의결로 삼성생명(102만주) 삼성화재(10만주) 등이 보유한 삼성선물의 지분은 모두 삼성증권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런 지배구조 개편으로 삼성생명은 삼성 금융계열사의 확실한 중심에 서게 됐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다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삼성생명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2641억 원에 인수했다. 또 지난 4월 삼성카드가 소유한 삼성화재 주식 전량(0.63%)을 711억 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삼성전자(37.45%)와 삼성생명(34.41%)이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바뀌었고 삼성화재는 삼성생명(10.98%)과 문화재단(3.06%)이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단순화 됐다.

또 그동안 삼성계열사가 복잡하게 지분을 나눠 보유하던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선물의 지분을 각각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전량 보유하게 되면서 지분이 대거 정리됐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선물 등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를 모두 지배하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장기 자산운용 및 해외투자 역량과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역량을 결합, 글로벌 자산운용사로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울러 계열사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통해 전자부문을, 삼성생명을 통해 금융부문을 지배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계 구도를 전자-금융의 '투톱 시스템'으로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을 경우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이를 통해 삼성그룹의 전자부문과 금융부문을 모두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삼성은 금융계열 지분을 확대하는 동시에,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전자 등 비 금융 계열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함으로써 삼성생명에서 전자, 제조계열 다시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란 해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를 축으로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SDS와 SNS 합병 및 합병법인 상장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를 다분히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계열간 사업재편 및 지분 정리를 통해 전자소그룹과 금융소그룹으로 묶어가고 있다"며 "아울러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 법안의 국회 입법이 마무리되면서 이에 적극 대응하는 일환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렇게 보면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통해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한 터닦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지분 정리는 계열사 지분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간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 지분을 계열사끼리 정리하는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SDS가 상장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삼성의 발빠른 지분정리 행보가 후계구도와 깊이 관련돼 있다는 추측들이 난무했다. 삼성SDS의 상장을 통한 지분가치가 증대되면 이 부회장이 향후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세금 등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삼성그룹 비금융 계열사인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 4개사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의 지분을 전량을 처분했고,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화재의 지분을 사들여 중간 금융지주사로 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이 차기 후계구도의 중심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모든 역량을 실어주고, 후계상속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에는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 지분 매각 등이 수반돼야 하는 등 문제가 적지 않다. 최근 국회에서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관련 일부 입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별도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거나 향후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시 일반지주회사 밑에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두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자본 소유 금지를 골자로 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이 쉽지 않게 됐다. 삼성생명이 지주사가 되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15조원에 달해 삼성 계열사가 매입하기도 어렵고, 시장에 내놓으면 삼성전자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이이 따라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후속 작업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금융지주사의 실현가능성은 지금 당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측 또한 이번 금융 계열 지분 정리에 대해 "계열간 사업조정일 뿐 지배구조 개편 등과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견지했다.
 
그러나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계열사 재편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련의 삼성 행보가 모두 이 부회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데 이견을 제기하는 분석은 별로 없다.
 
현재 삼성의 후계구도는 이재용 삼섬전자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패션과 미디어를 맡는 ‘삼각 편제’ 속에서 최근 전자와 금융 중심의 사업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 양도하고, 소재 전문 기업이 된 제일모직을 다시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SDI에 합병시키면서 전자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정금용 부사장과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인용 사장, 준법경영실장 김상균 사장을 각각 삼성전자 인사팀장, 커뮤니케이션팀장, 법무팀장으로 이동시켰다.
 
그룹의 핵심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 핵심 인사들을 삼성전자로 일제히 ‘하강 배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룹 미래전략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그 아래서 계열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온 까닭이다.
 
이는 앞으로 삼성에 만약 ‘비상사태’가 올 경우 이재용 부회장에게 버팀목이 될 삼성전자의 역량을 미리미리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삼성을 바라보는 세간의 모든 시각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쏠려있다. 최근 그룹차원에서 진행 중인 일련의 계열사 사업조정과 지분정리 과정 등이 모두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순차적으로 착착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때 건강악화설이 나왔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10일  심장질환 치료를 위해 입원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회장이  '경영권 양위'라는 단안을 내릴 경우 '어느날 갑자기'  예상보다 이르게 '이재용 대관식'이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겠지만, 발빠른 금융계열사 지분정리는 차기 후계구도의 조속한 가시화를 염두에 뒀을 공산이 크다"라며 "여러 계열사가 얽혀있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게 신속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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