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거부 KT직원들 수난.. "안 나가? 그럼 오지로 보내`"
명퇴거부 KT직원들 수난.. "안 나가? 그럼 오지로 보내`"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4.05.13 16:01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무지원 CFT’에 291명 첫 배치..출퇴근 거리 40~100㎞ 가서 ‘잡일’

"안 나가? 그럼 오지로 보내버려..."

KT가 지난 4월 ‘특별명퇴’라는 이름으로 직원 8300여명을 내보낼 당시 명퇴 대상으로 꼽혔으나 신청을 거부했거나 현장에서 민주노조 운동을 해온 직원들의 ‘고초’가 시작됐다.

 KT는 커스터머 부문 직속으로 ‘업무지원 시에프티(CFT)’란 조직을 신설해, 12일 291명을 배치했다. CFT는 ‘고객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현장업무 즉시 지원체계 구축, 현장업무 합리화 및 명예퇴직에 따른 현장 인력부족 및 업무공백 보완’을 목적으로 특별명퇴 추진 과정에서 전격 신설됐다. 주요 업무는 ‘현장 마케팅 및 고객서비스 활동 지원, 그룹사 상품 판매 대행, 네트워크 직영공사 및 시설 관리업무 수행, 기타 현장 수시 지원업무 수행’이다.

 KT는 이날 오후부터 CFT로 배치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근무지를 조사하는 면담을 진행중이다. KT는 “명예퇴직과 전화국 합리화 과정에서 고객서비스나 업무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해 조직을 만들고 인원을 배치했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가능하면 권역별로 배치했다. 도심 쪽은 능력있는 직원들로 먼저 채웠고, 이번 발령은 뒷처리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KT 새 노조는 이날 긴급 보도자료를 내어 “명예퇴직 대상으로 꼽혔으나 신청을 거부해 잔류한 직원들에 대한 보복인사”라고 밝혔다. 새노조 쪽은 “CFT로 발령받은 직원들이 대부분 현장에서 민주노조 운동을 해왔거나 명퇴 신청을 거부한 사람들이고, CFT사무실이 모두 오지 내지 변방에 설치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서울에는 CFT사무실이 없고, 경기도에도 가평, 장호원, 안중, 전곡, 강화 등 변방에만 마련됐다. 호남 쪽은 진도, 장흥. 영광, 부안 등에, 영남 쪽은 고성, 의령, 영양, 영덕 등에, 충청은 서천, 태안, 단양, 영동 등에 사무실이 있다. 대부분 오지다.

 이날 충청의 한 CFT사무실로 발령받은 KT직원은 “대전·충남 지역에서 CFT발령을 받은 직원 28명 가운데 11명이 집이 대전인데, 금산 사무실 근무 발령을 받았다. 천안이 집인 직원들은 서천과 청양 등으로 보내졌다. 출퇴근 거리가 짧게는 40㎞에서 100㎞를 넘는다. 면담 과정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되냐고 물어봤는데, 면담을 하는 쪽도 CFT가 뭐하는 곳인지 모른다고 했다. 그냥 회사가 시키니까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해관 새노조 대변인은 “출퇴근 거리를 늘려 버티지 못하게 하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반인권적인 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다. CFT에 배치된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도 마케팅부터 통신망 공사와 시설물 관리 지원까지 총망라돼 있다. 사실상 ‘잡부’나 다름없다. 업무 지시를 3번 이상 불이행하면 해고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