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단위 '조' 넘어 '경' 속속 출현
화폐 단위 '조' 넘어 '경' 속속 출현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5.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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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은 1조의 1만배로, 1에 영(0)이 16개가 붙는 단위

국내 경제주체들의 자산에서 빚을 뺀 순자산, 즉 한국의 국부 규모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조(兆)를 넘어 경(京) 단위 화폐통계가 파생상품 시장 등 일부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실물경제 부분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경은 1조의 1만배로, 1에 영(0)이 16개가 붙는 단위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경 단위 화폐 단위를 쓰는 통계가 하나둘 늘고 있다.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한국은행 자금순환표 상의 금융자산은 작년말 1경2천630조원, 금융부채는 1경302조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파생상품이나 자본시장에서는 일찍부터 경 단위 통계가 등장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처리된 증시관련 대금은 2012년 처음으로 1경원을 넘어섰고 작년에도 1경4천717조원을 기록했다. 기업어음(CP)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 단기자금 조달수단인 전자단기사채와 환매조건부채권(RP)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증시관련 대금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 총액은 1경원을 넘은지 오래다.

2006년 처음으로 1경원을 넘어선 코스피200 선물·옵션 등 장내 파생상품 거래대금은 지난해 4경5천101조원을 기록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대금도 1경2천20조원이었다. 최근 경 단위 화폐단위 통계의 확산은 무엇보다 경제 규모 증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제규모에 비해 화폐단위가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과거 5만원권이 나오기 직전에 화폐액면 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설명할 때 1천조원만 돼도 '1쿼드릴리언'(quadrillion, 1천조)이라고 생소한 영어 화폐 단위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통계 단위의 대부분이 10억(billion) 단위로 해결되고 최대치라도 조(trillion) 단위에 그친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규모에 비해 화폐단위가 작아 거래가 불편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신도 안 선다는 이유로 리디노미네이션이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며 "그러나 화폐의 액면단위 변경에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해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도 현 상황에서의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3월 인사청문회에서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시행시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상당한 논란과 비용이 불가피한 화폐 단위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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