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미래 진단...입원 1주일 넘은 이건희 회장 '후계구도' 촉각
삼성의 미래 진단...입원 1주일 넘은 이건희 회장 '후계구도' 촉각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4.05.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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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삼성전자홀딩스 설립 가장 좋은 대안"..그룹은 "입장없음" 언급 회피

경영공백을 최소하기 위한 과감한 경영권 승계인가 아니면 과도기 집단지도체제인가?

18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 1주일 넘기면서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지배구조를 놓고 관심이 갈수록 높아진다.

한때 이 회장의 위독설이 증시에 나오는 등 삼성에 '비상사태'가 거론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나온다.

이 회장의 입원으로 그동안 계속돼 온 삼성그룹의 승계작업을 위한 지분정리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일부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이 회장이 에버랜드의 3.7%,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8.4%를 보유중이다.

이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대주주(19.4%)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주식을 34.4%, 삼성물산도 4.7%를 각각 갖고 있다. 그룹 내 최고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삼성전자도 7.2%를 갖고 있으며, 이 회장도 삼성전자 지분 3.4%를 보유 중이다.

이밖에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한 이하 각 그룹사들은 서로의 지분을 서로 주고받으며, 이건희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복잡한 네트워크가 짜여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건강 리스크'는 당연히 그룹의 최고 현안이다.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대관식'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고, 삼성은 어떤 형태로든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집단지도체제와 같은등 비상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난 해 삼성전자는 계열사 합병을 통해 한층 강화된 전자수익 계열화의 정점에 섰으며, 시스템 통합업체인 삼성SDS와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삼성 SNS도 합병하며 지분구조의 단순화에 나선 상태다.

지난 해 12월에는 건설이 주업종인 삼성물산이 삼성SDI로부터 해외플랜트 업체인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삼성SDI가 전자 소재기업인 제일모직을, 지난달에는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했다.

이처럼 수년간 이 회장 사후를 염두에 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이번 입원으로 이 작업에 훨씬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홀딩스(가칭)의 설립이 가장 마땅한 대안이라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삼성전자를 에버랜드와 합병해 지주사로 만든 뒤 삼성생명을 아예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 지주사 역할을 하는 가칭 '삼성전자 홀딩스'와 실제 전자관련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나눈다는 시나리오다.

이에 따르면 분할 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삼성전자홀딩스에 현물 출자하는 대신 삼성전자홀딩스의 주식을 받는다.

삼성생명은 비금융사인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해소하면서 삼성전자홀딩스의 지분은 2배 이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홀딩스가 확보할 수 있는 삼성생명 지분율은 40.1%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물산 역시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물산홀딩스를 만들고 삼성물산 사업자회사와 삼성종합화학, 제일기획, 삼성SDS 등을 지배한다.

작업이 끝나면 삼성전자홀딩스가 정보기술(IT) 관련 자회사를 지배하고, 삼성물산홀딩스가 나머지 기타 자회사를 하위에 두는 식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이 회장 일가는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홀딩스 지분율을 각각 25%, 22%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계속 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

이 방안은 최근 금산분리,즉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자본(일반회사) 소유 금지를 골자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이 법의 통과 이전에는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별도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거나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두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지만 이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식가액은 약 15조원에 이르지만 삼성 계열사 중 이를 매입할 여력이 있는 곳이 없다. 여기에 삼성그룹이 최근 금융과 비금융으로 구분해 그룹 지분을 정리해 온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만약 삼성그룹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따르지 않고 단순히 이 회장의 지분을 자식에게 증여하려면 약 6조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삼성전자 3.4%(6조7000억원), 삼성생명 20.7%(3조9000억원), 삼성물산 1.4%(1조4000억원) 등 총 11조9000억원에 이른다. 30억원 이상 재산에 적용되는 상속증여세의 최고 세율은 50%다.

최근 삼성그룹이 삼성SDS를 상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증여세 납부에 사용한다는 시나리오도 비중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의 지분은 11.25%, 이부진-이서현 두 자매가 각각 3.9%에 불과하다. 현재 1주당 20만원 선에 형성된 삼성SDS의 시장외가격에 비춰볼 때 이를 모두 팔아도 3조원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언급을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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