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의 자체 체크카드인 `에이블(able) 체크카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실적 확대를 위해 직원들을 무리하게 동원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최근 에이블 체크카드 내부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에게 52점을 달성하도록 할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 체크카드는 현대증권이 자체 출시한 체크카드 브랜드로 지난해 2월 출시한 뒤 지난 16일까지 13만1493계좌의 발급 실적을 기록했다.
직원들에게 할당된 점수는 체크카드 발급 시 1점, 발급 후 3만원 이상 결제 시 1점이다. 발급한 체크카드가 모두 결제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1인당 26건의 카드 발급을 `유치'해 와야 하는 셈이다. 발급 후 결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한 사람 당 30건 이상의 카드 발급 실적을 채워야 한다.
금융업계에서 주력상품의 선전을 위해 자체 캠페인을 실시하는 것은 일반적이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할당 부담이 높고, 구체적인 기준 점수까지 제시하며 실적 채우기를 요구하는 것은 흔치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힘을 싣는 상품에 따라 내부 캠페인을 실시해 실적을 독려하는 경우는 있지만 구체적인 할당 기준 점수까지 지정하며 `푸시'하는 것으로 볼 때 할당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지인들을 통해 카드를 발급하도록 한 뒤 자신이 돈을 넣고 결제하는 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지인들에게 카드를 발급하도록 하고, 자기 돈으로 계좌에 돈을 넣고 자기가 결제해 실적을 채우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매각을 앞둔 현대증권이 단기 실적 쌓기에 직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체크카드는 해외사업, 온라인펀드사업과 함께 현대증권이 핵심 3대 사업으로 삼고 힘을 싣고 있는 분야다. 특히 체크카드의 경우 업계 최초로 카드 사업에 진출하면서 윤경은 사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현대증권 관계자는 "내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일반적으로 주력상품에 대해 진행하는 프로모션과 다르지 않으며 그 부담도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