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다발' KB…이젠 지휘부 내홍으로 '집안싸움'까지
'사고 다발' KB…이젠 지휘부 내홍으로 '집안싸움'까지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5.2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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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터진 금융 사고 이어 실적 악화까지 겹쳐 '설상가상'

 

 

"과연 사고뭉치인  KB국민은행을 정상적인 은행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KB금융그룹 경영진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되면서 금융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달아 터진 금융 사고에 이어 실적 악화까지 겹쳐 조속히 비상경영에 돌입해야 할 KB금융그룹이 지휘부의 '이전투구'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직원들 동요도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은행 주전산서버를 두고 지주와 은행 간 갈등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내부에서는 "KB금융지주 아킬레스건이 결국 터졌다"고 평가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간에 미묘하게 조성됐던 갈등이 이번 사건으로 표면화하고 말았다.

양측 갈등은 20일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가 지난 19일 주전산서버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하자 지주 측은 정 감사를 맹비난하고 있다. 이미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감사권 남용이라는 것이다.

반면 이 행장과 정 감사는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어서 이를 이사회에 제기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자 금감원에 보고했다는 주장이다. 이 행장은 "은행장이 감사가 문제 제기한 부분을 무시하는 것도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내부적으로 지주와 은행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를 금감원에 보고까지 했다는 점에서 '리더십' 문제라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

 

 

현재 은행 이사회는 지주 영향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사외이사뿐 아니라 사내이사들도 정 감사를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세부적인 사안에서는 오히려 은행에 대한 지주 영향력이 약하다. KB금융지주가 지난 4월 '원샷 인사'를 포함한 조직 쇄신안을 내놨지만 은행은 아예 따로 인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주 측 쇄신안과는 별도로 인사개혁안을 준비하는 등 독자 행동에 나섰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은행 내에서 회장 충성파와 행장 충성파가 나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이 서로 다른 배경에서 선임될 때부터 나타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행장 임명 때 회장 의중이 반영되든지,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게 하든지 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임 회장과 이 행장 둘 중에 과연 누가 살아남을지에 부장급 이상 간부들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실적 경쟁보다는 줄서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앞으로 남은 2년 임기 동안 회장과 행장 간 갈등은 더욱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KB금융그룹 내부통제 부문에 문제가 많다"며 "이에 대한 정밀진단을 다음달쯤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일단 검사역 7명을 추가로 급파해 특별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조 부원장은 "해외에서 돈 빼돌리고, 국민주택채권 위조해서 돈 빼돌리고, 누가 보더라도 은행인가 싶을 정도여서 그런 부분에 대해 검사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해 추가로 가서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정밀검사에서 전산업체 선정 과정은 물론 국민은행의 감사 요청 과정까지도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대통령이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엄중한 시국에 이처럼 집안싸움을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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