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개인연금저축 등 세제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 3월 출시한 재형저축은 '반짝 인기' 이후 오히려 해약 문의가 늘어났다. 직장인들이 즐겨들던 개인연금저축도 인기가 시들하다.
금융권에서도 정부의 세제혜택 축소와 까다로운 가입요건에 불만을 제기한다.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출시 이후 인기를 몰고 왔던 재형저축은 이미 작년 중반부터 추락이 시작했다.
개인연금저축은 올해부터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면서 일정 소득 이하 근로소득자에게는 더 유리해졌지만, 최근 들어 가입 실적이 신통치 않다.
3월 출시된 소장펀드 역시 소득공제가 되는 유일한 금융투자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음에도 출시 초기 실적은 초라하다.
안정적인 목돈 마련을 원하는 가입자는 금리가 낮더라도 예·적금을 원하고, 높은 수익을 원하는 가입자는 아예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금융투자상품 등 다른 대안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최근 연금저축과 재형저축 등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의 가입자가 눈에 띄게 저조한 것은 까다로운 가입조건과 세혜택 축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금저축의 세혜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꿨다. 불입액 400만원까지 비용을 인정해주던 방식에서 12%(최대 48만원)을 공제한 것이다.
과세소득이 4천600만원(소득세율 24%)의 가입자가 연금저축에 연 400만원을 납입한 경우 작년까지 96만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의 추가 세금부담이 생긴 것이다.
세금을 한푼도 내지않는 저소득층이라면 세액공제 전환으로 되레 돈을 더 돌려받을 수 있지만 이처럼 소득이 낮은 층은 가입여력이 없다는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이를 반증하듯 그나마 급여여력이 있는 가입자들은 최근 복리이자가 붙고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하는 연금보험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결국 정부의 세혜택 축소가 연소득 3천만원 이상 계층의 노후대비용 저축의욕만 꺾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재형저축도 마찬가지다.
이 상품은 연소득 5천만원이하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 3천500만원 이하 사업자에게 이자와 배당소득에 붙는 소득세(15.4%)를 면제받는다.
작년 4월 부활할 때만 해도 금융사들의 유치경쟁과 국민들의 높은 관심으로 주목을 끌었지만 7년간 가입을 유지해야 하고 시중보다 0.5~1% 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혜택이 일정기간(3~4년)만 부여된다는 사실아 알려지면서 급격히 인기가 떨어졌다.
가입 대상자들이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이 많은데 결혼준비금이나 목돈마련 기간으로 7년은 너무 길다는 지적이 많다.
재형저축과 연금저축에 대해서는 가입자뿐만 아니라 유치하는 금융사 역시 불만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은 실패했다. 솔직히 금리도 메리트가 없다. 이런걸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금저축의 가입자 후퇴는 심각히 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자금을 사적연금으로 보완하자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연금저축 세액공제 12%도 또 언제 축소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부가 금융상품에 세제혜택을 주는 것은 부진한 저축률을 높이고 서민의 목돈마련을 지원하기 위해서인 만큼 상품 조건을 완화하고 상품설계를 다시 촘촘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