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본 공동체 의식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본 공동체 의식
  • 장태평
  • 승인 2014.07.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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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칼럼>세월호 사건이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 사건은 매우 다양하게 우리 사회의 잘못된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드러난 문제점들을 가능한 한 많이 공론화해서 보다 성숙되고 안정된 사회를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공동체 의식에 관해서이다.

  사고의 현장에서 선원들은 왜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전체를 생각하지 못했을까? 왜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보다 철저하게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을까? 정부의 인명 구조 활동도 국민의 기대만큼 체계를 갖춰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배를 운항하는 여러 과정에서도 많은 관련자들이 적당주의와 개인의 편익을 추구했다는 것이 속속 밝혀졌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러한 바탕에는 “공동체 의식의 결여”가 있다고 본다. 공동체 의식은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구성원을 배려하는 상생의 마음이다. 침몰하는 배에서 선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부여된 책임을 다하는 것은 승객을 위한 자기희생이 전제된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불쌍하거나 어려운 처지에 처할 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자기 몸을 던질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타심이나 직업윤리나 사회윤리라고 하는 것도 이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 사회는 공동체 의식이 무너지고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 이웃이나 회사가 어떻게 되든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도덕적 해이도 심하다. 전체보다는 자기 집단을 먼저 생각하고, 집단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가 되었다. 어느 정도 잘 살게 되면서 내 몫을 챙기는 사회가 된 것이다.

  논리적으로 보면, 몫을 챙긴다는 것은 ‘이루어진 성과를 나누는 것’에 연결이 되고, 참여자들의 개인적 이익이 앞서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를 생각한다는 것은 ‘성과를 만드는 것’에 연결이 되고, 참여자들의 개인적 이익이 제한됨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는 집단보다는 개인, 미래보다는 현실, 성장보다는 분배, 성취를 위한 노력보다는 행복에 더욱 비중을 두는 사회가 되었다. 소득이 많아지면 그렇게 된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힘을 합하고 어느 정도 헌신과 희생이 따라야 한다. 그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공동체 의식의 근본은 선한 이타심 곧 사랑이다. 이 정신이 있는 사회가 발전한다.

  역사적으로 우리 국민은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민족이다. 씨족공동체로 출발한 단일민족이기도 하다. 품앗이를 하여 농사를 같이 짓고, 각종 길흉사도 서로 협력하여 치르는 전통이 있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고, “우리”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쓴다. 수많은 두레로 협동정신이 특별났다.

  되로 주면 말로 받는다는 생각으로 주고받음에 계산이 없다. 불쌍한 것을 보면 못 참는다. 그래서 정이 많다. 뿐만 아니라 외적이 침입하면 의병을 일으켰고,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이런 잠재된 특성은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모든 국민들이 애통해 하는 강도가 자신의 가족의 불행에 못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많은 외국인들도 놀랐다. 가족 같은 단일 민족의 전통이다. 슬픈 상황이었지만, 우리 국민들의 또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외환위기 때는 온 국민이 금모으기에 동참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고, 88올림픽과 2002월드컵 대회 때는 전체 국민이 똘똘 뭉쳐 대회를 멋지게 성공시켜서 또 세계를 감동시켰다. 이는 간헐적으로 녹슬지 않은 공동체 의식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우리는 공동체 의식의 좋은 DNA를 이미 가지고 있다. 이번에 우리 사회를 압도했던 슬픔의 에너지가 우리 국민이 단순히 슬픔을 함께 하는 수준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로 한 식구같이 되어 남을 자신처럼 배려하는 창조적 단계로 승화되기를 기원한다. 우리 피 속에 흐르는 이 정신이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게 하는 것은 모든 지도자들의 임무이다.

  그래서 우리가 힘 있는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 어릴 적부터 끊임없이 교육을 시키자.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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