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전 이마트 대표의 '오리온 행'
허인철 전 이마트 대표의 '오리온 행'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4.07.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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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과 갈등설로 '토사구팽'설(?)

 

신세계에서 오리온으로-.

한때 신세계그룹의 실세로 통했던 허인철 전 이마트 대표가 오는 14일부터 오리온그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로 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그가 신세계 오너일가의 최측근에 자리하면서 굵직굵직한 그룹핵심사업 주도하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 주변에서는 허 전 대표의 이직 배경에 지난 해 국정감사 이후 흘러나왔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의 갈등설을 주목한다. 허 전 대표가 오너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다. 로열패밀리가 통치하는 신세계식  '제왕적'경영의 희생양이라는 해석이다. 

유능한 전문경영인이었는데도 하루아침에 '오리알'이 된 꼴인 허 전 대표가 오리온으로 영입됐으나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오리온 경영스타일도 사실상 신세계와 다를 바 없는 탓이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직접 허 전 대표를 부회장 직책을 주고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허 전 대표는 지난 1월 이마트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3월부터 상근고문직을 업무를 맡아왔다.

이에 오리온측은 “허인철 전 대표의 능력을 높이 산 결정이며, 오리온으로 오게되면 그 능력에 걸맞는 역할로 회사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업무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오리온그룹에 그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오리온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921억원과 47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해외시장 매출마저 5.5% 증가하는 데 그쳐 경쟁사에 비해 낮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최근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빈자리 메꾸기에도 효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담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그룹경영을 총괄하고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경영전면에 나서 그룹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는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물산 경리과장을 지내다 19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신세계로 자리를 옮겼으며, 경영지원실 경리팀장, 그룹 경영전략실장 등을 거치면서 실세로 떠올랐다. 이마트 대표이사가 되기 전인 2012년까지 허 전 대표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곳은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첼시, 신세계첼시부산, 코스트코코리아 등 모두 6곳에 이른다.

허 전 대표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 그는 신세계그룹이 '골목상권 침해', '노조불법사찰' '빵집 일감몰아주기' 등 숱한 의혹에 휘말릴 때마다 그 중심에 서서 비난여론을 온몸으로 받아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오너체제를 적극 방어하지 못한 점이 이직의 배경이란 후문이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과의 갈등설이 떠오른다. 지난 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허 전 대표는 상품공급점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골목상권 침해논란과 관련된 질문에서 "제가 답변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식으로 발뺌을 하면서 국회의원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정 부회장이 증인으로 호출돼 혼쭐이 나고 말았다. 

이후 단행된 신세계그룹 임원인사에서 갈등설이 떠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전략실장을 맡던 김해성 사장을 이마트 경영총괄부문 대표에 올려 허 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허 전 대표의 권한은 영업부문으로 축소됐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이에 허 전 대표는 올해 1월 사의를 표명했고, 이번에 오리온행이 결정됐다.

'신세계맨'이던 허 부회장이 오리온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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