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한국경제, 일본 '잃어버린 20년'과 비슷"
최경환 경제부총리 "한국경제, 일본 '잃어버린 20년'과 비슷"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4.07.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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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경 편성 않되 하반기와 내년에 확장적 재정정책 펴겠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되 하반기와 내년에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펴겠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취임 간담회에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업권별·지역별 차등 제도를 합리화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보완책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전한 최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현재 한국 경제의 모습은.

▲국회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우리 경제 구석구석 꼼꼼히 들여다보니 제가 밖에서 본 것보다도 구조적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인상을 가졌다. 저성장, 저물가, 과도한 경상수지 측면에서 거시 경제가 심각한 축소 균형을 향해 가는 불균형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현상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기간에 보여왔던 패턴과 유사하다. 물론 일본과 우리 경제는 여러 여건 면에서 다른 점이 많이 있지만, 만에 하나 그런 경로를 따라가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조정할 것인가.

▲당면한 현재의 경기 상황,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하향 리스크 커지는 상황, 세월호 사고 이후 여러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부분 등을 감안해 올해 경제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다.

--추가경정예산은 편성하나.

▲이런 전망에 기초해서 거시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대안으로 추경 편성 얘기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 한창 내년도 예산 편성 작업하고 있는 상황이고, 추경을 지금 편성하면 국회 심의나 여러 과정 거쳐 결국 연말 가까이 돼서 실제 집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추경 편성은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그러나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경 편성하지 않는 대신에 올해 하반기 동안에는 다양한 수단의 재정 보강을 통해 경기가 다시 하향 전망하는 것보다는 나아질 수 있도록 해나가겠고, 내년도 예산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좀더 확장적으로 편성해서 올해와 내년 계속해서 확장적인 재정 스탠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말씀 드리겠다.

--LTV와 DTI를 손 보겠다고 해 시장의 관심이 큰데,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아직 관계부처간 협의가 남아있기 때문에 구체적 숫자를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그동안 LTV와 DTI 문제는 10여년 이상 시행해오면서 여러 불합리한 점에 대해 문제제기가 됐던 걸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합리화하는 조치들을 관계부처와 협의 거쳐서 할 생각 갖고 있다.

우선 업권별 차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15%포인트 더 추가로 대출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다보니 가계부채의 구조와 질이 더욱더 악화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가계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거의 반반이다. 그러다보니 2금융권으로 가계부채가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가계부채의 구조와 질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른 추가 금리 부담도 가계 입장에서는 만만치않다. 따라서 업권별 차등을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지역별로 차등하는 것도 과연 합리적인가, 무슨 근거가 있나 등 꾸준하게 문제제기 있었다.

이런 부분 등 LTV와 DTI 두개 다 그동안의 문제를 개선하는 쪽으로, 합리적으로 관계부처 협의 거쳐서 하겠단 말씀 드린다.

--LTV와 DTI를 손 대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걸 통해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 하는 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조치로 가계부채가 그렇게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보지 않고 있고, 조금 늘어난다 하더라도 이 부분은 가계부채 구조개선 측면에서 위험성을 오히려 줄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또 가계부채 문제는 궁극적으로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림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정책 추진함에 있어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보완장치도 분명히 생각해가며 추진하되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할 수 있는 대책도 같이 추진하겠다는 말씀 드린다.

--가계 가처분 소득 증대방안으로는 어떤 것을 생각하나.

▲최근 수년간 자료를 분석해보면 기업 저축률이 가계 저축률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는 가계가 저축을 하고 기업이 그 돈을 적절히 활용해서 부가가치 만들고, 이를 가계에 돌려주는 것이 정상적인 구조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가계가 빚을 빌려쓰고 기업이 저축하는 게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물론 기업이 필요한 사내유보금 등은 당연히 적정 수준에서 보유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의 배당성향이나 투자 쪽을 보면 기업들의 사내유보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기업의 자율성 훼손해가면서 강제적으로 무엇인가 하기보다는 과세나 인센티브 등을 적절하게 해 기업부문의 창출된 소득이 가계부문으로 투자나 배당, 임금 등 통해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구상 중에 있다. 관계부처 협의도 필요하고, 여러 정책을 시행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이렇게 해야지만 우리 경제가 선순환구조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처분 소득 증대 부분은 꼭 기업의 사내 유보금 등이 아니더라도 가계 재산 형성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정책수단도 병행해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한창 정책을 디자인 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될 새 경제팀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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