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던 고 이범우(46)씨가 지난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 숨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역시 백혈병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삼성측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7년여 만에 협상테이블에 앉은 삼성과 반올림은 현재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진행된 5차협상에서는 7시간 가량의 마라톤회의에도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이를두고 협상이 장기화할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지난 5월 삼성전자가 7년여 만에 반도체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전·현직 직원과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면서 '백혈병 논란'이 빠른 해법마련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후 진행된 협상에서는 양측의 뚜렷한 시각차만 확인되면서 협상은 길어지고 있다.
그동안의 협상에서 삼성측의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해온 반올림측은 삼성측이 보상문제만 거론하고 사과가 불출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측은 사과는 충분히 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보상문제 역시 반올림측은 산재신청자 전원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측은 "산재를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보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반올림 측은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를 회사 안에 설치하고, 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 '외부 감사단'을 설치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관 설치를 통해 이를 해결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오는 13일 협상을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