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갈등 임영록·이건호의 '결자해지'
KB갈등 임영록·이건호의 '결자해지'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8.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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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모두 경징계 내려...사태의 '단순 봉합'으론 또 다시 내분 터질 듯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상됐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예상을 깨고 모두 경징계를 받음에 따라 양측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갈등 봉합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두 수장이 조직에 함께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단 경징계로 제재 수위가 끝났다고 해도 이들이 풀어갈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보다 주 전산기 갈등 사태와 관련해 양측 간에 쌓인 앙금을 풀고 조직을 추스려야 하는 게 당면 과제다. KB금융 임직원들은 그룹 내 갈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

경징계가 확정돼 두 사람이 유임되더라도 지금의 갈등이 이어진다면 KB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임직원들의 위기 의식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두 사람의 통 큰 화해와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만약 두 수장이 이번 경징계 결정에도 불구하고 갈등 관계를 이어간다면 '파멸'이 불보듯 하다. 이대로 가면 날로 치열해지는 금융업의 경영환경 속에서 KB금융의 장기적인 발전은 도모하기 힘들다는 것이 KB금융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임원 인사와 LIG손해보험 인수 마무리 등 당면한 경영 현안들도 조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리스크관리본부장, 상품본부장, WM사업본부장, 서영업추진본부장 등 4명의 은행 본부장이 지난 달 재임 3년을 채웠으며, KB투자증권ㆍ생명ㆍ자산운용ㆍ부동산신탁ㆍ신용정보 등 5개 계열사 대표도 임기가 만료됐다.하지만 최고 경영진의 금감원 제재 등을 앞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에 대한 인사는 지금껏 미뤄졌었다.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특히 LIG손해보험 인수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최근 KB금융은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승인 여부는 내달 말 금융위 회의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승인을 하면 KB금융은 자산 400조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게 된다.

국민은행의 주 전산기 교체도 쉽지 않은 과제다. 국민은행은 비용 효율화와 전산시스템 개방성 확대를 위해 현재 사용중인 IBM의 메인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키로 4월 이사회에서 결정했으나, 이 행장과 정 감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내홍을 겪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전산 교체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보고서 보고를 거부한데 따른 제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주 전산기 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당초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교체를 밀어붙였던 이사회에서 어떠할 결정을 내릴 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조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주부터 여의도 본점과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 경영진의 중징계를 주장해 온 만큼 이번 제재 결정에 반발할 수 있어 이를 어떻게 달랠 지도 숙제다.

지금은 KB금융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느냐 아니면 다른 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밀리느냐의 중대한 기로인 점은 분명하다. 두 수장이 대승적인 화합으로 조직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이제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나서 '통음(痛飮)이라도 하면서 '결자해지'를 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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