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돌연 금리 담합 조사에 '날벼락'
공정위, 돌연 금리 담합 조사에 '날벼락'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4.08.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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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팔 비틀기' 논란...정부 차원서 '금융 보신주의' 척결 의지 과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연 이틀 신한·하나·국민·우리 등 4대 은행 담합 조사를 벌였다. 26일  금융위원장이 대통령에게 금융 보신주의를 깨보겠다고 보고한 직후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은행들은 날벼락을 맞은 표정이다.

시중은행들이 때아닌 공정위의 담합 조사에 아연실색하고 있다. 여수신 금리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는 대규모 조사인데다 정부 차원에서 금융 보신주의 척결 의지를 과시하는 국면에 나왔다는 점에서 긴장감이감돈다.

당장 최근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들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흐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자칫 지난 2012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의 '제2 라운드' 성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금융보신주의가 화두가 되고 있는 시기에 조사를 나온 것도 그렇고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으로서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는 각 은행당 5~6명을 투입해 대출금리 뿐만 아니라 예금금리와 관련한 공문·e메일·메신저 등을 샅샅이 훑었다. 조사관 수가 각 은행당 3명, CD금리 하나만 팠던 2012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은행들은 금융보신주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을 의식한다. 은행들이 기술금융 확대 조치 등과 관련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정부 차원에서 은행 '팔 비틀기'에 나섰다는 눈치다. 사실상 대통령의 의중이 묻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예·적금금리 인하 폭에 비해 대출금리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점도 공정위가 나서는 배경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한쪽(금융당국)에서는 은행에 당근을 제시하고 한쪽(공정위)에서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면서 '부처 간 엇박자'를 꼬집는다. 

일각에서는 공정위 조사가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나더라도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거 CD금리도 조사 직후 연 3.25%에서 석 달 뒤 연 2.87%로 0.38%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08%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CD금리가 얼마나 가파르게 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조사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금리 조정에 나설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금융 확대에도 이전보다 의욕적으로 나설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자본시장이 완전히 오픈돼 있는데 무슨 담합이냐"고 억울해 했다.  다른 은행의 한 임원은 "예금금리만큼 대출금리를 안내리는게 죄목이 아니겠느냐'면서 "차라리 납득할 이유를 대면 모르겠지만 이 시점에 은행들이 담합의혹이라면 엉뚱하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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