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애플 ‘아이폰6’ 크기만큼 ‘혁신’은 없었다
베일 벗은 애플 ‘아이폰6’ 크기만큼 ‘혁신’은 없었다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4.09.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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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신제품 공개행사..‘크고 얇고 예쁜 모양’ 방점, 스마트 워치도 패션 치중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개최한 대규모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기존 4인치 이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을 버리고 4.7인치를 적용한 아이폰6와 5.5인치의 아이폰6플러스 등 대화면 아이폰을 선보였다.

애플은 지금까지 잡스의 고집스러운 아이폰 제품 제작방향대로 4인치 이상의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한 믿음 때문이었다

9일 새벽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시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로 향했다. 올 하반기 최대 이슈인 미 애플의 신제품군이 소개되는 곳이다. 이곳은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30년 전인 1984년 매킨토시 컴퓨터를 처음 공개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파란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타난 팀 쿡 애플 현 최고경영자(CEO)는 3가지를 들고나왔다. 새 스마트폰 ‘아이폰6’, 5인치대 대화면 ‘아이폰6+(플러스)’, 웨어러블(착용할 수 있는)기기 ‘애플 워치’다. 그는 이들 제품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아이폰 중 최고의 제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이폰6는 무엇보다 화면 크기가 커졌다. 아이폰6는 4.7인치, 아이폰6 플러스는 5.5인치로 커졌다. 앞서 잡스는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3.5인치 정도라고 했다. 한 손으로 편하게 조작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뒀기 때문이다. 쿡이 잡스의 유산을 지운 것이다.

아이폰6 해상도는 고화질(HD)보다 약간 선명(1334×750)하고, 아이폰6 플러스는 풀HD(1920×1080)다. 두께는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 중 가장 얇다.

카메라가 약간 돌출된 형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애플이 설계한 ‘A8’를 적용했다. 가격은 미국 이동통신사를 통해 2년 약정으로 구매하면 16기가바이트(GB) 모델이 각각 199달러, 299달러다. 삼성전자 갤럭시S5도 미국에서 2년 약정에 199달러로 판매를 시작해 이후 가격을 내렸다. 미국·영국·일본 등을 시작으로 19일 출시된다. 한국에선 이르면 10월 말쯤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모바일 결제시스템 ‘애플 페이’도 공개했다. 지문인식센서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비자·마스터카드 등 신용카드 회사들과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에 뛰어든 구글, 페이스북 등과 함께 미국 은행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고 썼다.

아이폰6의 방점은 혁신보다는 ‘크고 얇고 예쁜’ 형상에 찍힌 셈이다. 애플은 첫선을 보이는 스마트워치도 ‘패션’에 치중한 모양새다. 시곗줄, 본체 재질이나 크기에 변화를 줘 총 34개 종류를 선보였다. 사용자 취향을 최대한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본체 크기는 한 변 길이가 38㎜와 42㎜인 두 가지다.

본체의 재질과 활용 목적에 따라 3개 분야로 다시 나뉜다. 시계 본연의 목적에 집중한 ‘워치 컬렉션’, 건강 관리와 운동을 도와주는 ‘스포츠 컬렉션’, 명품 브랜드 시계와 유사한 ‘에디션 컬렉션’이다. 외관을 18K 금으로 만든 모델도 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이 349달러(36만2000원)이며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패션 액세서리로 접근하는 것은 삼성전자와는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자도 스와로브스키, 몽블랑, 디젤 등 패션·보석 브랜드와 협업하지만 아직은 스마트기기에 패션 요소를 첨가하는 정도다. 삼성전자는 실제 “기어S는 시계가 아니라 스마트기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시계 본연의 모습으로 디자인한 G워치R를 내놓았다. 스마트워치 시장 주도권이 ‘기기’로 갈지, ‘액세서리’로 갈지 주목된다.

애플의 이날 행사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대화면’과 애플 워치의 ‘배터리 용량 문제’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이 개척한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 함께 발을 담근 형국이 됐다. 작은 화면 크기에 특유의 디자인을 고집했던 아이폰의 ‘희소성’은 사라지는 것이다.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빼고 제품 사양만 보면 아이폰6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보다 떨어진다. 한국 제품은 아이폰6 플러스의 풀HD보다 2배 선명한 QHD 화면을 적용하고 있다. HTC 등 업체들 제품도 이미 풀HD는 기본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가 “아이폰6는 이전 애플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과 대결하게 됐다”고 분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물론 대화면을 선호하던 소비자를 애플 쪽으로 끌어올 가능성도 있다.

스마트워치 배터리 수명이 너무 짧아 자주 충전을 해야 하는 문제에서도 애플은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애플은 애플 워치의 정확한 배터리 용량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거의 매일 충전해야 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디자인은 다양화했지만 기능 면에서는 시중에 나온 스마트워치와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폰6 공개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0.3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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