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내부거래규제 '벽' 뚫지 못하면 대우건설 인수는 '승자의 저주'?
호반건설, 내부거래규제 '벽' 뚫지 못하면 대우건설 인수는 '승자의 저주'?
  • 임성수 기자
  • 승인 2018.02.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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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회장
▲김상열 회장

대우건설인수를 앞두고 있는 호반건설은 정부의 내부거래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대우건설인수가 ‘승자의 저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높아지자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계열사 간 순환·상호출자 금지, 비상장 계열사의 공시 의무 등 각종규제가 추가되면서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호반건설은 수익성하락에 따른 경영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관계당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일감몰아주기, 즉 내부거래에 의한 오너일가의 사익편취나 세금없는 부의 승계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방침아래 내부거래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공정위가 최근  대기업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수혜자뿐만 아니라 실행 가담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원칙으로 엄중 제재키로 한데 이어 국토부도 건설공사 현장의 불공정 관행을 막기 위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쌓은 공사실적이나 입찰담합으로 수주한 공사는 시공능력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공정위가 제시한 일감몰아주기 기준은 △연간 내부 거래 규모 200억 원 이상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 거래 비중 12% 등 두 가지다. 이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면 조사 대상 회사로 분류될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건설사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호반건설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내부거래비중이 매우 높아 규제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산 총액 7조10억 원으로 공정위가 지정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반은 주요 경영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해야하고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도 금지된다. 호반건설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내부거래감시대상이 된데다 최근 정부가 규제를 한층 강화키로 한데 따라 집중감시대상에 올라있다.

호반건설그룹은 현재 총 3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호반건설과 호반건설산업, 호반건설주택, 리젠시빌주택 등 4곳만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은 호반건설주택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39.5%, 43.6%에 달했다. 호반건설주택은 장남 김대헌 상무가 지분 85.7%,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이 14.3%를 각각 보유하는 등 오너일가 지분 100%인 가족회사다. 지난해 매출 1조2539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계열사 매출이 43.61%(5468억 원)로 호반건설 매출을 뛰어넘었다.

호반건설산업은 호반건설과의 매출이 2015년 108억에서 2016년 453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호반건설주택은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상무가 지분 85.7%를, 김 회장의 부인인 우현희 씨가 나머지 지분 14.3% 보유하고 있으며 호반건설산업은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민성 씨가 지분 90%를 가지고 있다.

호반건설 최대주주는  29.1%의 지분을 가진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다.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 씨의 보유분(4.7%)을 합하면 총수 일가 지분율은 33.8%에 이른다. 여기에 사실상의 총수일가 회사인 호반건설주택의 보유분(12.6%)까지 합하면 46.4%로 뛴다. 내부거래비중은 31.12%에 이른다.  

호반건설산업은 김 회장의 차남인 김민성 씨가 지분 72.37%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나머지 지분도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이 보유 중이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비중도 44.28%에 이른다.리젠시빌주택은 김 회장의 처형인 우명희 씨가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호반건설 측은 자회사가 공공택지를 낙찰 받아 호반건설주택에 시공을 맡기는 형태여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지만 일감몰아주기와 거리가 멀다"고 밝히고 있지만 규제가 추가되면 매출감소 등이 예상된다, 일감몰아주기와 상관없다고 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단가 등에서 사익편취 가능성은 많다.

호반건설이 자산 10조7000억 원의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각종 규제가 추가되면서 내부거래비중을 줄이는 것은 물론 계열사간 순환·상호출자순환출자금지에 묶여 대대적인 지배구조개편작업을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내부거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호반건설이 공시대상으로 지정된 9월 이후 이뤄진 26개 공시 중 21개가 내부거래 내용이다. 나머지 5개는 채무보증과 임원변동,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반건설은 친족분리에 의한 계열사 제외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기업집단의 경영현실에 부합하고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으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정위는 모집단과 거래내역 제출을 의무화하고 사익편취행위가 적발되면 친족분리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해 이 것이 최선의 처방이 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이로인해 수익성 하락 등에 의한 경영악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대우건설인수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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