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잇속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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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02.1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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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순이익 10조..가계대출 쥐어 짠 '최고 실적' 유감

지난 해 4대 금융지주·은행의 순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하며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대출이 많이 늘어나며 이자이익으로만 26조원을 거둬들인 덕분이다. KB금융지주가 3조 원 넘게, 신한과 하나금융은 2조 원 이상, 우리은행과 농협금융도 1조 원 안팎의 실적을 각각 올렸다. 이들 은행은 영업이익의 80%를 예대마진, 그러니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냈다. 채용비리 등 현재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놀이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KB,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지난 해 당기순이익은 9조7천7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넘게 증가했다. KB금융의 순이익이 3조3천119억원으로 54.5% 늘었고 신한금융지주도 2조9천179억원으로 5.2% 증가했다. 하나금융(2조368억원)과 우리은행(1조5천121억원)도 각각 53.1%, 19.9% 늘어났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보면 다소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이들 4대 금융사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은 지난 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이 많이 늘어나며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둔 때문이다. 지난 해 4대 금융사의 이자이익은 25조8천831억원으로 2016년보다 2조6천136억원(11.2%)이나 늘어났다.

금융회사 별로 보면 KB금융이 1조3천75억원(20.4%)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신한금융이6천376억원(8.8%)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대출금리는 꾸준히 올라갔지만, 예금금리는 그만큼 오르지 않으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돼 실적 호조에 뒷받침됐다.

올해 전망도 밝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NIM이 올라갈 여지가 많아지고 꾸준한 희망퇴직으로 인력 구조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계속되지만, 개인사업자(SOHO) 대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면서 대출 증가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쥐어짜 돈을 버는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의 놀라운 실적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은행마다 올해는 어디에서 얼마만큼 돈을 벌어야겠다는 목표이익률을 정한다. 먼저 KB국민은행의 목표이익률을 보면 최근 4년간, 가계대출에서 목표이익률을 0.72에서 1.4%로 무려 두 배로 올렸다. KEB 하나는 1.25에서 2.3%로 역시 2배 가까이 올렸다.

다시 말해, 가계대출 이자를 높게 받아 더 많은 이익을 보겠다고 목표를 세운 것이다. 집값이 많이 올랐던 작년에 주택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내줘서 이익을 챙긴 셈이다. 기업 대출과 비교해 보면 가계대출에서 얼마나 높게 목표이익률을 정한 건지 알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목표이익률을 2배나 올리는 동안 기업대출은 오히려 내렸다. KEB하나도 기업대출은 오름 폭은 미미했다.

목표이익률 차이만큼, 실제 대출 금리도 달랐다. 지난해 가계대출 금리는 0.32%p나 오른 반면, 기업대출은 0.01%p가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폭 차이가 32배나 된다. 결국 저금리 기조 아래서 가계를 상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로 이자장사를 한 결과가 '사상 최대 실적'으로 나타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바람직한 국가경제 운용을 위해서는 은행이 가계의 저축을 유도하는 쪽에 영업전략을 짜야 한다. 하지만 가계대출에서 더 많은 마진, 더 많은 목표이익률을 정해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를 너무 ‘봉’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14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5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을 지난 해 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금리인상에 동참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세계각국은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한은은 이미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과 부채 상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은행들이 글로벌경제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너무 제 잇속 챙기기에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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