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성과없는 '선무사(宣撫使)'였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직무정지 중징계가 내려지기 직전, 신제윤 위원장이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를 임 회장에게 보내 사퇴를 권유했던 알려졌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 위원장은 금융위가 열리기 전 변 대표를 통해 임 회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변 대표는 당국의 중징계 의지가 뚜렷하고 검찰 수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퇴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임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위원장은 지난 12일 금융위가 열리기 직전인 오전 11시까지 임 회장의 회답을 기다렸지만 회답이 없자 직무정지라는 초강수를 내놨다.
신 위원장이 변 대표를 선택한 것은 임 회장과 변 대표가 경기고 69회 동기 동창으로 옛 재정경제부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변 대표는 행시 19회, 임 회장은 20회 로 한 기수 차이의 행시 선후배기도 하다. 신 위원장 입장에서는 정부 관계자를 임 회장에게 보낼 경우 ‘관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민간 업계에서 친분이 있던 변 대표를 통해 임 회장을 달래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 대표는 임 회장을 설득하지 못했고 KB 사태는 더욱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임 회장과 변 대표가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내로라하는 관료였던 변 대표와 임 회장과는 미묘한 갈등관계도 있었다”며 “캐스팅이 그렇게 적절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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