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면세점 담뱃값 0.7달러(770원) 인상안 마련…절반 마진, 절반 공익기금 출연
시중담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사재기' 등 시장교란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면세점 담배의 가격을 현행 약 1900원에서 27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면세점 담배 가격 인상분의 절반을 면세사업자와 담배제조사로부터 공익기금으로 출연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6일과 20일 두차례 서울 역삼동 캠코 서울지역본부에서 한국관광공사·롯데면세점 등 면세사업자와 KT&G 등 담배제조사, 관세청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면세담배 관련 업계간담회'를 열고 면세점 담배 가격인상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기재부는 면세점 담배 1보루당 가격을 7달러(7700원) 인상하고, 면세사업자와 담배제조사가 이 가운데 절반인 3.5달러(3850원)를 자발적으로 공익기금에 납부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나머지 3.5달러는 면세사업자와 담배제조사의 마진으로 책정했다.
현재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담배 가격은 갑당 약 1900원이다. 시중담배 가격인 약 45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때문에 면세점 담배에 대한 사재기와 불법유통이 급증하고 있어 면세점 담배와 시중담배 간 가격차이를 축소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기재부의 방안대로 보루당 7700원, 갑당 770원이 인상되면 면세점 담배 가격은 갑당 2700원 안팎으로, 시중담배 4500원의 60% 수준으로 높아진다.
당초 기재부는 면세점 담배의 가격을 시중담배의 70% 수준인 31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면세점 담배 가격을 시중가격의 70% 수준에서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면세업계가 국제경쟁력 저하 등의 이유로 반발하면서 가격인상 폭이 조정됐다. 현재 일본과 중국은 면세점 담배 가격을 약 2500원, 1800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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