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장 선출, 신한사태 '악몽' 재현 우려
신한은행장 선출, 신한사태 '악몽' 재현 우려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5.02.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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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선고, 라응찬 조사 등 악재..한동우 회장, '파벌전쟁' 맞을 수도

 
건강상 이유로 칩거중인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후임을 뽑는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오는 24일로 임박한 가운데 이번 자경위를 전후로 자칫 지난 2010년 신한금융 안에서 극심한 내분을 불러일으켰던  ‘신한 사태’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한 사태를 둘러싼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는 까닭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라 전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을 조성해 이상득 전 의원 등 정치권에 전달(일명 남산 3억원)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 신한사태의 의혹 전반에 대해 추궁했다. 건강문제 등으로 검찰 조사와 재판 등에서 빗겨나 있던 라 전 회장은 농심 사외이사를 맡으려다가 논란이 일자 자진 사퇴했고 검찰에 출석해야 했다.'남산 3억원 의혹'은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횡령 사건 수사·재판 과정에서 불거졌다.
 
신한사태는 검찰에서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은행장 등 전현직 신한금융 인사 7명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라 전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간부들이 2010년 6월 정동영, 박지원, 박영선 의원 등 야당 의원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지인의 거래내역 등 비공개 금융정보를 불법 조회했다는 게 고발 내용이다.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말 신한은행의 계좌 무단조회 혐의를 추가조사한 뒤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재안건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 행장이 제재를 받을 경우 새 행장 선출과정에서 각 후보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신한금융은 ‘과거의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신한사태로 검찰에 추가 고발되는 등 사태가 확산되자 내부적으로 한동우 회장을 중심으로 향후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정면돌파형인 한 회장이 앞으로 적극적인 해결사로 나서길 바라는 눈치다. 한 회장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되찾은 신한금융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데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라 전 회장과 한 회장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신한금융이 신한사태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또한 현재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들도 신한사태와 깊이 연관이 있다. 그래서 내분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하면 '파벌전쟁'이 재발할 수도 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이성락 신한생명보험 사장은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가장 유력한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다. 위 사장과 이 사장은 신한사태를 일으켰던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의 측근인사로 분류된다. 위 사장은 신한사태가 벌어졌을 때 신한금융 경영관리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라 전 회장의 입장을 대변했다.이 사장은 신한은행이 2010년 신 전 사장을 고소했을 때 ‘정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반발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취임 뒤 위 사장과 이 사장을 각각 계열사 사장으로 앉히는 ‘탕평인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차기 신한은행장을 두고 두 사람이 부딪칠 경우 또 다시 내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회장은 라 전 회장이 ‘가짜 치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신한사태가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까지 감수하고 있다. 라 전 회장은 지난 달 29일 농심 사외이사로 지명됐다. 참여연대는 곧바로 라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비리 혐의로 고발된 뒤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다며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 전 회장은 결국 사외이사에서 사퇴하고 검찰 소환조사에도 출석했다. 
 
주목할 것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신한사태가 현재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대법원 판결과 금융감독원의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다. 참여연대 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한 회장과 서 행장이 신한사태 후유증을 어느 정도 치유했다고 하지만 신한금융 안팎에는 과거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은 전·현직 직원이 아직도 상당하다. 신한금융은 경우에 따라서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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