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시민운동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건강한 시민운동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 김강정
  • 승인 2015.02.26 11:30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강정칼럼>대표적인 시민운동가 일행 5명이 2011년 여름 백두대간을 등정할 때 재벌기업으로부터 1000만원 어치의 등산용품을 공짜로 챙겼다. 3~4만 원짜리 등산바지나 티셔츠도 흔한데, 1인당 200만 원 정도면 최고급 제품이었을 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출마하기 직전의 얘기다. 그것도 그가 이끌던 시민단체 희망제작소 직원이 재벌기업에 먼저 요구해 받았다고 한다. 과연 그가 이 사실을 몰랐을까.

  “일을 하려고 하는데 맨주먹이라면 가진 사람에게 들러붙어야 한다”, 대의명분을 내세워 “돈을 주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된다”고 말하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운동가 시절인 2011년 5월 19일 희망제작소 강원도 광역자활센터에서 한 말이다. 이 정도면 자발적 후원이 아니라 강제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다. 재벌로부터 고급 등산용품을 협찬 받는 발상과 같은 맥락이다. 역시 모금(募金)의 달인(達人)답다.

  최근에는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장화식 공동대표가 2011년 가을 외환카드 주가조작을 문제 삼지 말라는 청탁 대가로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측으로부터 8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일이 잘 되면 4억 원을 더 받기로 했다고 한다. 이건 한술 더 뜬 정도를 넘어 심한 악성(惡性)이었다. 그는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는 등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넘나든 사람이다. 장씨의 행태는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재벌기업 등산용품 협찬 요구와 ‘돈 안 주면 나쁜 사람 되게 하라’고 했던 발언의 충격을 새삼 되살려주고 있다.

  이번에는 비리 척결을 외쳐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이 검찰수사를 받게 됐다. 정부 안에 설치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에서 조사위원으로 일한 민변 변호사 등이 자신의 활동과 관련된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사건을 맡음으로써 변호사법의 수임제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다. 민변은 “합법적 공권력을 가장한 표적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이중성을 본 것 같아 씁쓸하다.

  “기업으로부터 동전 한 닢 안 받고 한 해 150만 달러의 예산은 오로지 내부고발자  소송에서 이길 때 보상금의 10%를 받아 마련한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의 독립은 시민단체가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해주는 지름길이다.” 180여 명의 변호사가 회원으로 참여한 '부패에 저항하는 납세자들(Taxpayers Against Fraud:TAF)'이라는 미국 시민단체의 제임스 무어맨 회장이 2001년 1월 국내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나 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전체 시민단체의 도덕성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도덕성을 시민운동의 최고 가치로 알고 활동해온 우리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약칭: 선사연)까지도 비리집단으로 비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시민운동은 도덕성이 생명이다. 도덕성이 무너지는 순간 끝이다. 뜻을 같이 할 사람과 기금을 모두 확보하기란 매우 힘들다. 선사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에도 정부와 재벌기업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회비와 자발적 후원금에만 의존하기로 했다. 이 원칙을 잘 지키고 있다. 시민운동도 설립취지에 따라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을 수 있다. 단, ‘투명하고 합법적인 모금과 운영‘이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사회개혁과 감시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운동은 다르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울수록 좋다. 시민운동의 도덕성과 독립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운동의 큰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시민운동은 결코 성역(聖域)이 아니다. 자율적으로 정화(淨化)하지 못하면 타율적으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법 테두리를 벗어난 시민운동은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건강한 시민운동, 그리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성원과 후원은 건강한 선진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김강정 ( kkc7007@daum.net )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동아원(주) 사외이사, 학교법인 운산학원 이사
    (전) 삼성화재, 방송광고공사, 수협은행 사외이사
    (전) 경원대(현 가천대) 교수, 우석대 초빙교수
    (전) MBC보도국장, 논설주간, 경영본부장, iMBC사장, 목포MBC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