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과잉공급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입주물량의 급증에 따른 수급불균형은 주택 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내놓은 '주택건설경기 호조의 이면'에 따르면 주요 9개 건설사의 합산기준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은 입주리스크가 불거졌던 지난 2010년보다 6천251호를 초과한다.
김가영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인 입주물량은 2010년이 2016년보다 많지만, 공공물량과 지방의 소규모 아파트 등의 원인이 있다"며 "대형 9개사를 기준으로 하면 공급시장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분양결과에 따라 면 건설업체의 유동성 부족까지 초래할 수 있다.수분양자가 잔금을 납부 지연하거나 취소해, 건설회사의 PF차입금 상환 또는 공사비 회수가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에도 같은 상황이 생긴 바 있다.
여기에 입주율 제고를 위한 추가비용과 계약포기에 따른 재분양 과정, 중도금 대위변제 등 사업성 악화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날 수 있다고 나이스신평은 설명했다.지역별로는 경기 하남시에서 내년 입주물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남에는 1만4천245호가 입주한다. 대우건설이 4천681호를, 포스코건설이 1천547호, 롯데건설은 1천673호로 집계됐다.
정부도 과잉공급을 인정했다.지난 18일 김경식 국토교통부 1차관은 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올해는 시장이 살아나겠지만 내년에는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경기의 하방압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의 CEO도 지난주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 분양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공급과잉을 언급한 바 있다.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등에 업고 분양시장이 살아나자, 건설업체들이 시장 소화량을 넘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