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이 교육감직선제 않는 이유
선진국들이 교육감직선제 않는 이유
  • 조휘갑
  • 승인 2015.03.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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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갑칼럼>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은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교육자치를 ‘교육계 사람들끼리 따로 교육행정’을 하는 것으로 알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 알고 있다. 선진국들은 거의 모두 교육감을 임명제로 한다. 교육자치는 교육의 지방자치라는 말이다. 교육업무를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한다는 뜻이다.

 영국 독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은 모두 교육이 지자체 소관이며 교육감은 임명한다. 미국이 좀 다를 뿐이다. 미국은 50개주 중에서 36개주는 교육감을 주지사가 임명하지만 14개주는 주민이 선출한다. 미국은 개척시대에 아이들 가르칠 교육자를 주민들이 뽑았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과거에는 50개 모든 주에서 교육감을 직선했는데 점차 줄어들어 이제는 14개주만 남게 됐다. 역사가 짧아서 전통이라면 껌뻑하는 미국도 이 추세대로면 머지않아 모두 임명제로 갈 것 같다. 교육감을 모두 직선제로 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선진국들이 교육감 직선제를 않는 이유는 교육이 지자체업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교육업무를 담당하면 자치단체장 소속의 교육감을 선거로 선출할 이유가 없다. 시도지사 밑에 있는 부지사 실.국장과 산하기관장들을 임명제로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나라도 교육.학예는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다(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조). 교육청(敎育廳)은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집행하는 지방교육행정기관이다. 교육사무의 성격이나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란 면에서 시도 교육감은 시도의 다른 실국장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교육감은 직접선거로 뽑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다. 시도 보건복지실장이나 농업국장을 선거로 뽑는 격이다.

 교육이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고 해서 지자체가 교육내용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지자체의 학교교육은 본질적으로 국가의 위임사무다. 문교부가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구체화한 교육과정(교육치침서)을 만들어 시도 교육청과 구시군 교육지청을 통하여 집행하기 때문이다. 교육지침서는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내용과 학습활동을 편성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체계획이다. 학생들의 연령·발달단계에 따라 초등학교 1학년용부터 고교3학년용까지 만든다. 교육감을 선거하든 임명하든 교육과정이 달라지진 않는다.

 교육감을 선거제로 하니 아무리 보완해도 갖가지 부작용이 계속 생긴다. 하지 않을 것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 교육감은 임명제였으나 1991년에 간선제로, 다시 1997년에는 선거인수를 더 늘린 간선제로, 2006년에는 주민직선제로 바뀌었다. 민주화바람을 타고 대학총장을 선거제로 바꾼 것과 유사하다. 간선제로 하니 선거인 수가 적어 선거인을 매수하는 부정선거가 심각해서 주민직선제로 했다. 그런데 후보자의 인지도가 낮고 공약도 관심을 끌지 못해 투표율이 10여%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은 대표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2010년에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서 투표율은 올렸다. 그러나 선거구가 크다보니 후보자가 누군지 모르고하는 “깜깜이선거”  “로또선거”는 여전하고, 선거비용으로 40억 원을 초과 지출하는 후보가 있는가하면 후보1인당 4억여 원의 빚을 진다고 했다. 교육감당선자중 절반은 각종부정과 비리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거나 감사원에 적발됐다.

 무엇보다 교육감직선제는 지자체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다.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정권이 시도지사에게는 있지만 교육감에게는 없다. 그래서 선진국들의 자치단체장 선거는 교육문제가 핵심 공약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자체장선거에서 교육은 관심 밖이다. 선거로 시도지사와 맞먹는 교육감이라는 수퍼 갑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감은 재정권이 없으니 필요한 재원을 지방자치단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래서 능력이 있는 시도지사는 교육공약을 않고 능력이 없는 교육감은 교육공약을 내거는 기현상을 보게 된다. 지자체가 멀쩡한 보도블록은 교체해도 학교도서관엔 관심이 없고 무상급식을 놓고 문교부 교육감 시도가 엇박자를 놓는 이유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도 어긋난다. 선거가 바로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중립을 위한답시고 교육감후보의 정당공천을 안한다지만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선거를 안해야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다. 교육부장관은 교육감보다 지위가 높고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지만 임명한다. 그런데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 다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다.

 교육감을 왜 직선제로 하는지 선거 때마다 국민 불만이 크다. 우리 선사연은  2013년부터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는 칼럼을 쓰고 가두캠페인을 벌였다. 교육감직선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해악이지만 정치권은 법 개정에 관심이 적다.  제도개선을 안하면 또 후회한다. 국민이 적극 나서야한다. 선거가 없는 올해가 법 개정의 적기다. 교육만큼은 여야 모두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야한다. 교육감직선제 폐지만으로도 우리 교육현안들의 상당부분이 해결될 것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조휘갑 ( wkapcho@hanmail.net )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이사장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초빙교수
    (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원장
    (전)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전) 경제기획원·통계청 과장/국장, The World Bank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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