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록펠러 등의 재벌총수들은 유능한 후계자를 물색하고 자녀들에게 재산을 이양하지 않습니다.이미지 회복을 위해 사회공헌이 필요해요."
27일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을 지적한 한 소액주주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으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에게 세습경영을 놓고 강한 질타를 받았다. 그는 "세계적인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집행부의 오판과 실수로 인해 몰락됐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며 "조 전 부사장의 지난해 '추태'로 인해 이미지가 몰락했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공항동 본사 사옥에서 제53기 정기 주총을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퇴직위로금 지급규정 변경 등 5건의 안건을 검토했다.
해당 소액주주는 주총이 시작되고 20여분이 흐른 뒤 주총장에 도착했다. 그는 들어와서 자리에 앉자마자 주위의 다른 주주 및 회사 관계자들에게 "안건이 몇 호까지 처리됐냐", "반대 없이 만장일치였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직후 시작된 4호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논의에서 손을 들고 발언을 요청했다. 자신이 관악산에서 내려와 주총장을 방문했는데 회사 측이 제대로 안내해주지 않아 참석이 늦었다고 비판한 뒤 지난해 있었던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언급했다.
그가 이사 보수한도와 무관한 발언으로 10여분이 흐르자 다른 주주들은 "안건에 있는 걸 말해요"라며 반발했다. 이 주주는 이에 "유상증자와 한진해운 투자 건 등에 반대나 이의제기, 보충설명을 한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을 만큼 '꼭두각시'"라며 "사외이사들은 자진해서 보수를 반으로 삭감하고, 주주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 보수한도는 전기와 같은 50억원으로 승인됐다.주총 의장을 맡은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해당 주주의 발언을 듣고 "방문하는데 불편했던 점을 사과한다"며 "충고와 격려의 말씀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주주는 주총이 공식적으로 끝난 뒤 자신이 발언할 때 반발한 다른 주주를 찾아갔다. 회사 측이 이를 막아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금세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