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떨어지는 '官피아'들 '몸값'
날로 떨어지는 '官피아'들 '몸값'
  • 안규식 상임위원
  • 승인 2015.03.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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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2년 → 3년…너도나도 민간行

 
위세를 떨치던 '관피아(관료+마피아)'들의 몸값이 여기저기서  떨어지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최근 한정수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상근감사위원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감사원 1급(고위공무원 가급) 출신인 한 전 본부장은 정년을 3년가량 앞둔 지난 1월 말 스스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20일 실시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3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취업가능'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전임 농협손보 상근감사위원이 감사원 국장급(고위공무원 나급)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사원 출신의 몸값이 떨어진 셈이다.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이 강화되고 이른바 '정(政)피아'까지 민간회사 취업시장에 쏟아지면서 관(官)피아의 '몸값'이 예년보다 뚝 떨어지고 있다. 특히 공직자들이 이달 31일부터 공직자 취업제한 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되면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급하게 취업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이 실시되면서 예년보다 많은 퇴직공무원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특히 퇴직공직자가 취업심사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기간이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월 안으로 사표수리를 추진해온 관료들이 많았다.
 
3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인원은 49명으로 심사결과 전면공개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다. 월별 취업심사 인원은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20.2명에서 올해 1월 17명, 2월 34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교보증권 소비자보호실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김평협 전 금감원 부국장도 비슷한 사례다. 지난 20일 취업심사를 통과했지만 직급은 당초 검토 직급인 '전무'에서 '상무'로 강등됐다. 신설 보직인 소비자보호실본부장 자리를 놓고 이사회 논의 결과 전무 직급은 과하다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이라고 교보증권은 전했다.
 
지난달 권인원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2008년 당시 같은 직급인 임주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갔던 전력 때문이다. 금감원 내에서는 최근 박임출 전 금감원 자본시장조사2국장이 예탁결제원 신임 상무로 자리를 옮긴 것은 그나마 행운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달 한 중소기업 감사로 옮기려다 취업심사에서 탈락한 김준범 공정위 전 국장은 공정위 심사대상 기간 중 공정위 핵심 부서인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을 거쳤다. 해당 중소기업이 지연공시를 했다는 이유로 공시업무를 담당했던 김 전 국장이 이 회사에 가는 것이 부적절했다는 이유다.
 
취업기관과 퇴직 직전 5년간 근무부서의 관련성을 따지는 취업심사 기준에 따라 정부 부처 내에서 소위 '잘나가는' 관료들이 취업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점도 관피아들의 몸값이 떨어진 원인이다. 실질적으로 채용이 가능한 관료들의 수준이 하향 평준화하 는 탓이다.

반면 퇴직을 앞두고 선두권에서 밀린 관료들은 이른바 '주요 부서'를 거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취업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하는 경향이 있다. 5대 그룹 대관업무 담당자는 "(우리가) 영입했으면 하는 엘리트 관료들은 취업제한 심사에 걸리고 그렇지 않은 이들 위주로 '후보군'에 올라오면서 쓰임새에 맞게 처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예년에는 통상 과장(3·4급)을 상무로 영입했다면 이제는 국장급을 영입하는 식으로 기준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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