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속아버린 TV홈쇼핑 '갑질'
기자도 속아버린 TV홈쇼핑 '갑질'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3.31 02:31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폰 앱 이용 상품구입..납품업체에 부담 떠넘긴 업체들 농간

 

필자는 가끔 TV홈쇼핑을 이용해서 상품을 산다. 가끔 이런 설명이 나온다. "주문 전화가 몰려 상담원 연결이 어렵습니다. 10~20% 할인·적립되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주십시오". 이럴 때는 으레 스마트폰앱을 깔고 할인혜택이 많은 방법을 이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TV홈쇼핑들이 인기 상품 판매 중에 자막으로 안내하는 '스마트폰 결제'는 고객 편의보다 납품 업체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홈쇼핑업체들의 '갑(甲)질'로 밝혀졌다.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필지도 결국 홈쇼핑업체들의 농간에 놀아난 꼴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스마트폰 결제를 선호하는 것은 케이블방송 운영자인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게 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탓이다. 홈쇼핑업체는 상담원이나 ARS(자동응답시스템)로 걸려온 전화를 통해 올린 매출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준다. 그런데 스마트폰 결제는 '홈쇼핑 결제'가 아닌 '모바일 결제'로 분류돼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게다가 스마트폰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10~20%의 할인·적립 혜택을 부여하면서, 이런 혜택에 들어가는 비용은 납품 업체에 떠넘겼다. 결국 '상담원 연결이 어렵다'는 자막이나 설명은 모바일 결제를 늘리기 위한 '꼼수'인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6개 홈쇼핑업체들이 2012년부터 납품 업체들에게 판촉 비용 등을 부당하게 떠넘기고, 수수료나 대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해온 것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3억6800만원을 물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제재 내용을 미래창조과학부에 통보, 오는 4월 중 실시되는 홈쇼핑 사업 재승인 심사에 반영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의 행태는 '갑질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공정위는 이번 제재 내용을 TV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즉시 통보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별도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다음달 심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공문으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밝힌 홈쇼핑의 ‘갑질 행태’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방송세트 설치비, 모델료를 납품업체에 떠넘기거나 상품 판매대금을 늦게 주고 이자를 떼먹는 일은 ‘상식’에 속했다. 방송계약서를 아예 주지 않거나 늦게 주면서 당초 계약에 없던 내용을 끼워 넣기도 했다. 말을 안 들으면 멋대로 방송시간을 변경·취소했다. 50% 이하로 제한돼 있는 판촉비용을 99%까지 떠넘기기도 했다. 심지어 다른 업체의 경영 정보나 계약 정보를 알아오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홈쇼핑의 갑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 롯데홈쇼핑은 말단부터 회사 대표까지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뜯어 검찰에 구속됐다. 2012년에도 4개 업체 상품 구매 담당자들이 뇌물을 받다 줄줄이 구속됐다. 오죽하면 공정위 관계자가 ‘6개 업체 모두 불공정거래의 종합세트’란 말을 하겠나. TV홈쇼핑 업계는 이제 '갑질'의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한다. 공정위가 이번 제재 내용을 미래창조과학부에 통보해 오는 4월 중 실시 예정인 TV 홈쇼핑 사업 재승인 심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 등 일부는 홈쇼핑 사업을 아예 못하게 될 수도 있다.
 
TV홈쇼핑의 설립 목적은 자체 유통·판매망을 갖지 못한 중소기업 지원에 있다. 하지만 2013년 홈쇼핑업체가 중소기업에 받은 수수료는 평균 34.4%였다. 대기업(32%)보다 3%가량 높다. 설립 취지와 반대로 노는 홈쇼핑의 갑질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는 롯데·현대·NS홈쇼핑 등 3사의 재승인 심사를 다음달 중순 시작한다. 이번엔 솜방망이 처벌로 그쳐서는 안 된다. 정부가 과연 중소기업 보호를 재대로 하는 지 두는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